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르포] 조선 불황에 발길 끊긴 울산시장..복덕방은 '개점휴업'

기사입력 : 2016년06월24일 11:00

최종수정 : 2016년06월24일 11:06

지역경제 직격탄…"장사 안 되냐고? 말도 몬한다"
부동산 거래율 60%까지↓…매매가 물론 월세도 하락

[울산=방글 기자] 예전 같으면 조선소에서 퇴근하는 오토바이 부대가 머물렀을 시장이 텅 비었다. 2000원짜리 떡볶이, 3000원짜리 순대 한 접시씩 먹고 퇴근하던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장 보러 나온 부인들도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았다. 정육점은 물론 채소가게도 휑했다. 그들 가정의 저녁밥상이 궁금해졌다.

지난 20일 저녁 6시 무렵 찾은 울산광역시 동울산시장의 풍경이다. 이 시장은 현대중공업 조선소 정문에서 버스로 3정거장, 차로는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상인들은 "이 자리에서 30년간 장사했지만, 최근처럼 장사가 안 된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동울산시장 상인들의 한숨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산업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동울산시장에 손님이 없어 휑한 모습.<사진=방글 기자>

시장이 있는 울산 동구, 그 중에서도 정문 인근 상권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유지됐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백화점은 마주보고 있었고, 호텔현대 울산도 인근에 위치했다. 주변 식당은 물론, 시장 대부분의 고객 역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주를 이뤘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5월까지 수주액은 32억2500만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4.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현대중공업 직원 수 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울산 지역의 실업률은 3.2%에서 3.3로 0.1%포인트 올랐다.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중소형 조선사나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타격을 입은 탓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체감하고 있는지 궁금해 시장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어떠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장사 안 되냐고? 말도 못한다. 하루 5만원도 못 판다. 남는 게 5만원이 아니라 파는 게 5만원도 안 된다. 평소 같으면 지금 퇴근시간이라 손님이 한창 많을 때다. 그런데 시장 전체에 사람 있나 어디 한번 봐라. 예전에는 반찬값이라도 벌었는데 지금은 꿈도 못꾼다. 이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인근의 부동산 앞에 각종 급매 소식이 붙어있다.<사진=방글기자>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근처에 e편한세상과 아이파크, 푸르지오 등 유명 아파트가 몰려 있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돼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기자가 찾은 부동산 업체 사무실에는 손님은 커녕 주인을 만나보기도 쉽지가 않았다. 손님이 없으니 주인들도 사무실을 비우는 시간이 잦은 것 같았다.

어렵게 만난 부동산 주인은 "현대중공업 정문 기준으로 전하동, 여기가 중앙이다. 어느 사업부로도 출퇴근이 편하다. 그런데도 거래량 생각하면 작년보다 60%는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거리가 주니까 인구가 빠지고, 인구가 빠지니까 부동산 거래 할 일이 없는 거다"고 덧붙였다.

한 때 20만이 넘던 동구 인구는 올해 들어 17만5000명까지 줄었다. 줄어든 인구수만큼 부동산 경기가 경직되는 것을 부동산 업자들은 체감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근의 다른 부동산 주인도 "당장 집이 문제가 아니고 돈이 급하니까 급매로라도 팔고 나간다. 급매로 내놓으니까 매매 가격이 떨어진다. 그래도 집을 안 산다. 사는 사람 입장에선 손해 보고 살 필요가 없지 않나. 그러다보니까 전월세 할 것 없이 20%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동네는 가족 세대가 많아서 이 정도지, 원룸이 많은 꽃바위 쪽은 더 심하다. 일도 없는데 월세 내고 살 사람이 누가 있냐"고 한탄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시의 아파트 매매는 148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1404건)가량 줄었다. 매매가격이 평균 2000만~3000만원 하락했는 데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매매 가격 하락은 전세와 월세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20~30% 수준으로 떨어진 공실률은 회복될 기미가 없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당정, 내년 의대정원 '증원 전' 3058명 수용 가닥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정 협의에 이어 관계 부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대 정원을 동결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의대 교수의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 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동결안에 합의했다. 의대교육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내년 동결안으로 잠정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24학번과 25학번 신입생을 합하면 최대 75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의대교육이 파행될 경우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의대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7일로 예고한 '의대 복학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58명 수용안은 의대생이 3월 말까지 복귀한다는 전제로 한다. 휴학생이 이달 내 돌아온다면 모집인원을 수정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2:14
사진
상암경기장,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한파 장기화와 평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진 K리그 개막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잔디 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 생육을 위한 선진 기계 도입 등으로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져 2월 22일 개막됨에 따라 사전 준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 상태의 불량으로 잔디가 들뜸 현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조기 개막에 따른 문제를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일정 조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핌DB] 이에 따라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2500㎡ 이상 잔디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900㎡ 면적에 대해 배토와 파종작업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잔디 생육을 위한 통기·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 공급을 위한 시비 작업과 그라운드 다짐,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 보수 외에도 시는 지난해 수립한 잔디 집중 개선 계획을 토대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작년(4200㎡)과 비교해 3배 많은 1만2500㎡를 확보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또 해외 유명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선진 장비를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요한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추가하고, 인공 채광기와 배수 불량 개선을 위한 에어레이터 등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 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 축구장 잔디 관리의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 부족을 고려해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는 한지형 잔디 특성을 고려해 동절기와 하절기 구장 사용 일정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는 잔디종 도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로 잔디를 재배할 공간도 발굴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겨울철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 물량 확대와 선진 장비 투입,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5-03-07 10: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