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급락 및 금리인상에 실물경기 이중 타격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3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공포감이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여전히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투표에서 이른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파운드 위기’가 영국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영국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 |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매 10년마다 파운드 위기를 맞았고, 이번 국민투표가 또 한 차례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당시 파운드화 가치는 약 3분의 1 가량 폭락했고, 브렉시트가 최종 결정될 경우 이와 흡사한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영란은행(BOE)의 정책위원을 지낸 스실 와드와니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파운드화가 지난 수년간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한 만큼 국민투표 가결로 폭락할 경우 ‘팔자’가 한층 거세게 쏟아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금융업계의 헤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파운드화 급락이 가시화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규모 매도가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파운드화의 악순환이 실제로 벌어질 경우 BOE는 해외 중앙은행의 지원을 요청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BOE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 같은 관측은 외환 옵션시장에서 강하게 엿보였다. 지난 4월 파운드/달러 환율이 1.4달러 선에서 95센트까지 떨어질 때 수익을 창출하는 옵션으로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뤘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고 투자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보다 국제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를 강타하고, 이어 생산성과 전반적인 실물경기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투표일을 3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강한 반전을 이뤘다. 지난주 브렉시트를 반대했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의 총격 사망 이후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리스크-온’ 심리가 고조된 결과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가 4% 이상 뛰었고,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도 3.65% 래리하며 10개월래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3% 가까이 오르며 배럴당 49.37달러에 마감, 다시 50달러 선에 근접했다. 파운드화는 한 때 1.4707달러까지 뛴 뒤 1.46달러 아래로 밀린 뒤 반등, 불안한 등락을 연출했다.
테리 알버트 위즈만 맥쿼리 외환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파운드화 강세는 루머를 배경으로 한 셈”이라며 “투자자들 사이에 브렉시트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