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연체, 한진그룹 지원 등 유동성 해결 시급
[뉴스핌=조인영 기자] 한진해운이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했으나, 용선료 조정과 한진그룹의 추가 지원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율협약을 추진중인 한진해운이 1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채무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집회를 연 가운데 1층 로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은 78회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월 23일로 예정돼 있는 조기상환일을 9월 23일로 늦추는 방안에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한진해운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19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만기를 3개월 뒤인 9월 27일로 연장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집회는 이미 채권액 중 절반이 사전동의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특히 이번 회사채는 기관투자가가 대부분으로, 산업은행이 300억원, 단위 농협 및 신협이 1600억원이다.
채무재조정 성공으로 한진해운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확보하게 됐지만, 사실상 관건은 용선료 인하다.
한진해운이 해외 9개국 22개 선주사와 협상해야 하는 선박은 60척(컨테이너선 47척, 벌크선 13척)으로, 앞으로 3년 6개월간 기존 용선료의 30%를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한진해운은 한 달 전인 5월 초 협상단을 꾸려 용선료 조정 협상에 착수한 상태로 "현재 1차 협상을 완료했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시스팬 회장과 용선료 협상에 직접 나서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임을 보여줬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주요 용선주 중 하나로, 특히 이날 "용선료 인하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상당히 난처해진 상황이다.
한진그룹의 추가 지원도 미지수다. 그룹 차원의 조달 없이 한진해운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는 거의 불가능하다. 올 연말까지 부족한 자금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관계자들은 한진해운 채권단을 만나 부족 자금 중 4000억원을 내놓는 대신 나머지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이를 거절했다. 신규자금 지원은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조 회장의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한진해운 회생을 그룹 내에서 해결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그간 1조원 이상을 지원한 만큼 추가 여력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동성 지원을 놓고 채권단-한진그룹과의 눈치게임이 심화되면서 한진해운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 회사채 만기연장, 해운동맹 유지를 전제로 한 조건부 협약으로 채권단의 자율협약 관리기간은 8월 4일까지다.
앞서 자율협약 개시 후 한진해운은 지난달 13일 THE 얼라이언스에 합류했으며, 19일엔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재조정에 한 차례 성공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