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청 "지목변경 등 문의 수차례"..회사측 "현재 매각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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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보람 기자] 대원화성이 오산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 공장부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원화성은 시설이 노후된 오산공장을 주택건설전문 건설사에 매각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원화성은 지난 1974년 설립된 합성피혁 전문 제조업체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 스포츠브랜드에 신발, 공(ball) 등에 활용되는 합성피혁을 공급하고 있다. 또다른 주요 생산제품은 벽지다. 이밖에 자동차 내장재에 활용되는 합성피혁을 제조·공급중이며 의류 신소재, 화장품 퍼프 사업 등에도 진출을 계획중이다.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공장은 경기도 오산시 외삼미동 493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는 대원화성의 첫 번째 공장. 법원이 제공하는 등기사항증명서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3만5333㎡(약 1만688평) 규모이며 지난 1976년 대원화성이 부지를 매입했다. 부지 매입 후 공장 설립 기간과 1994년 설비 자동화를 감안하더라도 해당 공장은 약 30여년 동안 운영된 셈이다.
공장 위치는 1호선 세마역과 서동탄역 사이다. 두 역까지 거리는 각각 1.5㎞ 내외. 근처에는 이미 세마패션타운 등 상권이 형성돼 있고 KTX동탄역이 올해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1년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동탄역 개통도 기대된다.
<자료=구글 지도(Google Maps) 캡쳐> |
이렇다 보니 땅값도 크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원화성 공장이 위치한 493번지 일대 공시지가는 올해 1㎡당 69만원대. 공시지가만으로 계산해도 현재 공장 부지는 243억원이 넘는다. 과거 공시지가 조회가 가능한 1996년 기준 땅값은 81억원으로 10년 만에 160억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올린 셈이다.
대원화성이 해당 토지를 매입한 시기가 1976년인데다 일반적으로 공시지가보다 높은 가격에 토지가 거래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보다 훨씬 큰 수백억원대 매각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안팎에선 보고 있다.
오산공장을 대체할 만한 생산 설비가 마련돼 있다는 것도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 대원화성은 지난 2006년 베트남 생산법인(Daewon chemical.vina.co.,Ltd)을 설립하고 2년 뒤인 2008년부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공장에서는 과거 한국 공장에서 생산했던 신발, 볼, 글러브 제품의 합성 피혁을 제조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신소재 개발 쪽으로 제조 공정이 집중되고 있다"며 "합성피혁 매출중 약 40% 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원화성 내부에서도 생산시설 신규 확보에 대한 부담이 덜한 만큼, 노후됐지만 주변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가격은 높게 받을 수 있는 오산 공장을 매각하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회사측 움직임도 드러나고 있다. 오산시청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담당 부서에 지목(토지 용도) 변경과 관련, 실제 변경 신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최근까지 대원화성이나 관련 설계사무소에서 필요 서류나 절차 등을 수차례 문의한 기록이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등기사항증명서에 현재 해당 토지의 지목은 '공장용지'로 표기돼 있다. 주택 건설을 위해선 지목을 '대지'로 변경해야하고 건물 철거나 생산 설비 이전 등이 전제돼야 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토지 양수도 계약 체결시 지목 변경이 필요한 경우 매수자가 지목 변경을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다"며 "현재 소유주가 직접 지목을 변경할 필요는 없고 매수자에게 관련 서류만 마련해 주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측은 공장부지 매각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공장을 매각하기 위해선 설비 이전 등으로 시간이 3년여 가량 걸리기도 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현재로서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시청에 관련 서류를 문의했다는 사실에 대해선 "10년 전에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아는데 당시 문의한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최근에는 그런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