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정무위 비금융 전문가' VS 야당 '전문가·경제통·노조출신'
[뉴스핌=김나래 기자] 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의 위원장, 간사, 위원들의 구성이 완료됐다. 이번 20대 국회 정무위 구성을 두고 여당은 비금융전문가들이 많은 반면 야당쪽 위원들은 역대급 최강 멤버로 구성돼 있다는 국회 안팎의 평가다.
20대 정무위원장은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됐다. 먼저 전반기 1년은 이진복 의원이 맡고, 이후 1년은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 위원장직을 수행한다. 나머지 후반기 2년은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맡는다. 정무위 전반기 각 당 간사로는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내정됐다.
정무위 의원들은 총 24명으로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 10명, 국민의당 3명, 정의당 1명이다. 새누리당 정무위 위원은 이진복, 유의동, 김용태, 김도읍, 김선동, 김성원, 김한표, 정태옥, 지상욱, 홍일표 의원이며 더불어민주당은 전해철, 민병두, 제윤경, 최운열, 이학영, 김영주, 김해영, 박용진, 박찬대, 정재호 의원이다. 국민의당에서는 김관영, 박선숙, 채이배 의원이 포함됐고,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의원이 정무위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번 20대 정무위 구성을 두고 국회 안팎에서는 '야당은 화력을 집중한 반면 여당은 약하다'는 평이 우세하다. 대선을 앞두고 정무위에서는 민감한 경제 이슈를 다뤄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야당은 강성 및 전문가들을 배치해 화력을 집중했지만 새누리당은 대부분 비전문가를 심어둬 방어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정무위원회는 기재위, 예결위와 함께 핵심 상임위 중 하나로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무조정실 등을 관할한다. 19대 정무위에서 여당은 전문가들을 배치했는데도 야당의 공세에 시달렸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와 '구조조정'과 같은 민감이슈와 금융 쪽에 집중하는 반면 야당은 부채탕감, 반재벌, 금융노조, 일감 몰아주기 등 전방위적으로 광폭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 10명 가운데 정무위 활동이나 금융 분야의 경험이 있는 의원들은 이진복 위원장과 유의동 간사, 김용태 의원 정도이다.
이 위원장은 18대 정무위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중복보험료 환급, 저축은행 피해구제 등 서민금융 분야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진복 위원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20대 정무위 방향성에 대해 "공급과잉, 기업구조조정이 현실화 되면서 금융부실 우려도 커질 수 있다"며 "이제 수시로 위기가 오기 때문에 기업과 금융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아 예측 가능하게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회도 동참해야한다"며 "자본시장이 어려워지면 국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당분간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의동 의원은 19대 정무위 법안소위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카드 관련 VAN사 관리감독 근거 마련하는 여전법을 발의한 바 있다. 2017년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은 18,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에서만 활동한 경제통으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을 발의했다.
새누리당 소속 정무위 의원들을 살펴보면 김도읍 의원은 19대 법사위 활동을 주로했고, 홍일표 의원 역시 19대 법사위 간사로 활동해왔다. 김한표 의원은 산업위 소속으로 주로 에너지관련 법안 발의에 집중했다. 김선동 의원은 18대 교과위 활동은 했으며 김성원 의원은 토목 전공으로 국회의장 정무비서관으로서 경험이 있다. 정태옥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으로 금융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은 없고 지상욱 의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반면 야당은 역대급 최고 전문가들을 배치해 '거친 정무위'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강성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해철 더민주 의원은 친노의 핵심인물로 민정수석을 역임한바 있다. 그는 '강하지만 합리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병두 의원도 잔뼈가 굵은 경제통으로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하며 경제이슈를 선점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19대에서는 임원보수 공개를 미등기 임원까지 확대하는 법안도 발의했으며 꾸준히 현안에 대한 분석을 자체적으로 내놓고 있다.
야당의 전문가 군단의 등장도 피감기관들이 바싹 긴장하는 이유다. 제윤경 의원은 장기 채무 연체자들의 채무를 소각해주는 '주빌리 은행'의 대표 출신으로 가계부채 등 서민금융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제 의원은 금융 취약계층의 부실채권 소각과 관련한 법안발의를 준비 중이다. 또 증권학회 회장, 금통위원을 역임한 최운열 의원,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지내며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활동해온 채이배 의원도 주목된다.
최근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와 삼성의 지배구조개편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개혁'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박용진 의원은 최근 대기업집단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8대 삼성차 분식회계,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의혹 제기한 바 있고, 19대에서는 순환출자 금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선숙 의원은 18대 정무위애서 공정위의 삼성전자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20대 정무위는 금융기관의 성과연봉제에 대한 금융노조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금융 노조' 출신 위원들도 주목된다. 김영주 의원은 전 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으로 대기업 순환출자금지 관련 공정거래법을 19대에 발의한 바 있다.
정재호 더민주 의원도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외환은행 현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외환은행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하나-외환 합병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19대 정무위에서 우대수수료율 적용가맹점 확대 관련 여전법 발의한 이학용 의원, 금감원 출신 회계사인 박찬대 의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인 김해영 의원도 있다.
정무위 경험이 없던 야당 의원들은 베테랑 보좌진들까지 채용해 전력을 강화한 상황이다. 박용진 의원과 제윤경 의원, 채이배 의원은 정무위에서 잔뼈가 굵은 보좌진들을 채용하면서 이미 피감기관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