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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참가자와 프로 가수들의 콜라보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최근 인기다. <사진=SBS '판타스틱 듀오'·MBC '듀엣가요제' 홈페이지> |
[뉴스핌=이지은 기자] 실력자들의 치열한 경쟁을 담던 음악예능 프로그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SBS ‘판타스틱 듀오’와 MBC ‘듀엣가요제’는 불꽃을 뿜는 가창력 대결 대신 참가자들의 컬래버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신선함을 준다. 더욱이 무대에 쉽게 설 수 없는 일반인과 프로 가수들이 함께 출연해 신선함과 감동,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잡았다.
◆시청률보단 화제성 ‘판타스틱 듀오’
MBC ‘복면가왕’을 잡기 위해 야심차게 일요일 동시간대 편성된 ‘판타스틱 듀오’의 경우, 시청률은 다소 부진하다. 지난 12일 방송은 5.8%(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복면가왕’이 15.3%를 찍은 것에 비하면 굴욕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반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화제성은 '복면가왕' 못지않게 뜨겁다.
‘판타스틱 듀오’는 가수의 짝으로 발탁되기 위해 일반인들이 올리는 휴대폰 즉석 오디션 영상으로 일단 시선을 끈다. 일반인 참가자들의 열띤 영상을 마주한 가수들은 본인과 콜라보 무대를 꾸밀 ‘듀오 후보’를 뽑기 위해 장고에 들어간다. 재미는 여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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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듀오'에서 조회수 20만뷰를 돌파한 바이브와 휘성의 무대, 그리고 60만뷰를 기록한 이선희와 일반인 참가자의 무대 <사진=SBS '판타스틱 듀오' 캡처> |
꿈의 무대가 간절한 일반인 참가자들은 어떻게든 시선을 끌기 위해 무한경쟁을 펼친다. 코믹한 분장으로 시선을 끄는 참가자도 있고, 정공법으로 실력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 가수 뺨치는 실력을 선보이는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시청자 몰입도를 높인다. 또 가수를 꿈꾸지만 고단한 현실 탓에 좌절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매회 공개돼 공감대를 형성한다.
어렵게 발탁된 일반인들이 프로 가수들과 꾸미는 듀엣 무대는 이 프로그램의 백미다. 휘성, 바이브와 일반인들이 함께 한 무대들은 모두 20만 뷰를, 이선희와 일반인 참가자의 무대는 무려 60만 뷰(네이버 TV캐스트 기준)를 돌파하면서 방송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평정한 ‘듀엣가요제’
‘듀엣가요제’는 시청률도 높다. ‘판타스틱 듀오’와 마찬가지로 일반인 참가자와 가수가 무대를 꾸미는 이 프로그램은 방송마다 1위 후보를 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화제성은 '판타스틱 듀오'에 조금 뒤쳐지지만, 시청률로 보면 압도적이다. 다양한 아이돌 가수들과 실력파 가수들이 출연하면서 보는 재미를 잡은 덕이다. 지난 4월 방송에서 8.1%(29일 방송분) 시청률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시청률은 조금 하락해 6.5%(6월 10일 방송분)까지 내려왔지만 동시간대 방송하는 KBS 2TV ‘어서옵SHOW’가 4%인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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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엣가요제'에서 일반인과 콜라보 무대를 꾸민 산들, 이영현, 이석훈, 산들 (사진 왼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MBC '듀엣가요제' 캡처> |
‘듀엣가요제’도 가수의 꿈을 갖고 있지만 쉽게 기회를 얻을 수 없는 일반인들에게 프로 가수들과 콜라보 무대를 꾸밀 자리를 마련한다. ‘판타스틱 듀오’와 다른 점이 있다면 프로 가수들이 일반인들의 영상을 본 후, 직접 찾아가 라이브로 노래를 다시 듣고 상대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경쟁은 펼쳐진다. 가수들은 일반인 참가자를 놓고 서로 경쟁하면서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뽑힌 일반인들은 연습기간을 거쳐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콜라보 무대를 하게 된 일반인들은 숨겨왔던 실력을 모두 쏟아내고, 짝이 된 가수들은 최상의 콜라보를 만들어낸다. 여기에서 오는 감동은 프로 가수들의 경연 무대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이처럼 ‘판타스틱 듀오’와 ‘듀엣가요제’는 여느 음악예능처럼 경쟁을 기반으로 하되, 일반인과 함께하는 콜라보 무대로 신선함을 준다. 가장 활성화된 인터넷을 활용해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재야의 고수와 프로 가수들의 미묘한 신경전까지 더해져 ‘웰메이드 예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