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가주레이싱 팀', WEC·뉘르부르크링 24시 등 모터스포츠 출전 통해 양산차 개발에 반영
대회 참가 뿐만 아니라 드라이빙 교실·아마추어 대회 개최로 모터스포츠 대중화 이끌어
[일본 뉴스핌=이성웅 기자] 친환경차 이미지가 강한 토요타가 양산차 기술 개발을 위해 자사의 모터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 내구 선수권(WEC)이나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등 세계적인 경주에 출전하며 하이브리드 기술 뿐만 아니라 주행 성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에 위치한 스즈카 서킷에서는 '전 일본 슈퍼 내구 레이스'의 예선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토요타 모터스포츠팀인 '가주 레이싱팀'의 86차량은 전체 출전 차량 63대 중 예선 2위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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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본 미에현 스즈카서킷에서 토요타 가주레이싱 팀의 86이 슈퍼 내구 레이스의 예선 레이싱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토요타> |
팀명인 '가주'는 가상을 뜻하는 일본어 '가조우(画像)'와 동물원을 뜻하는 영어 '주(zoo)'의 합성어다. 이는 가상 동물원이라는 의미로, 화면 너머로 동물원의 동물을 보듯 모터스포츠를 즐거움을 전하겠다는 의미다. 가주레이싱팀은 지난해 4월, 기존 토요타 레이싱팀과 렉서스 레이싱팀이 합쳐지면서 출범했다.
토요타는 가주레이싱팀을 기반으로 총 세가지 분야에 걸쳐 모터스포츠를 활성화하고 있다.
기술 경영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레이싱 대회 참가다. 현재 가주레이싱팀이 참가하고 있는 레이싱 대회는 WEC, 뉘르부르크링 24시, 전 일본 랠리 선수권, 슈퍼 내구 레이스 등 6개 대회다. 내년부터는 현대자동차도 참가 중인 세계 랠리 챔피언십(WRC)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이러한 레이싱 대회 참가 의의를 양산차 단련에 두고 있다. 토요타가 참가 중인 레이싱 대회는 전반적으로 내구성 레이싱이나 랠리 레이싱 등 양산차를 극한의 상황에 맞도록 개조해 참가하는 레이싱이다. 이를 통해 일상 영역의 주행에서도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르망 24시 등으로 유명한 WEC시리즈에서는 LMB1이라는 하이브리드 부문에 출전 중이다. 이를 통해 토요타의 특기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연비뿐만 아니라 주행성능 영역에서도 연마 중이다. 지난 2014년에는 제조사와 드라이버 부문에서 각각 챔피언을 획득한 이력도 있다.
토요타는 또 '5대륙 주파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인 토요타가 판매국의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보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지난해까지 호주와 북미 지역의 주파가 끝났으며, 올해는 남미와 아시아 등지에서 전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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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본 미에현 스즈카서킷에서 이마이 토모미 토요타 모터스포츠 마케팅 담당이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활동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한국토요타> |
다만, '모터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F1 레이스 출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마이 토모미 토요타 모터스포츠 마케팅 담당은 "F1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비용 문제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F1은 양산차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차로 출전하기 때문에 자칫 일상영역과 동떨어져버리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가주레이싱 팀은 스즈카 서킷에서 '스포츠 드라이빙 레슨'을 진행 중이다. 일본 3대 서킷 중 하나인 스즈카 서킷에서 일반인도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지도하자는 취지다.
또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이 참가할 수 있는 '86/BRZ 원메이크 레이스'나 '랠리 챌린지' 등을 개최해 모터스포츠 자체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마이 담당은 "다양한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축적된 기술이 지금의 프리우스와 같은 차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이는 토요타 자동차의 창설자인 토요다 키이치로의 '모터스포츠는 차 산업 발전에 필수적이다'라는 신념과도 일맥상통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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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출전 차량인 86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토요타 가주레이싱팀 일원. <사진=이성웅 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