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매칭 프로그램 MBN '사랑해', SBS '엄마야', JTBC '솔로워즈' <사진=각 방송사 홈페이지> |
[뉴스핌=황수정 기자] 한동안 주춤하던 커플 매칭 버라이어티가 다시 시청자들 앞에 나선다. 스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만남까지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 그동안 육아와 먹방이 양분했던 연예계를 '연애' 버라이어티가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MBN '사랑해'가 지난달 30일 첫방송을 시작으로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사랑해'는 싱글 남녀 스타 10명이 연애 토크쇼와 밀착 데이트를 통해 커플이 되니는 짝짓기가 결합된 리얼 미팅쇼다. 스타들의 연애관, 이상형, 사랑의 해법 등을 공유하며 상황극을 통해 심리까지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연애전문가 김지윤 좋은연애연구소장이 출연해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심리적인 분석을 곁들여 과거 커플 매칭에 중점을 뒀던 것과 달리 연애에 대한 남녀 심리를 더욱 전문적으로 다뤘다. 밀실 데이트 코너를 통해 좀더 진솔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며, 다함께 있을 때와 1대1로 있을 때 달라지는 태도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또 첫인상 선택에서 '사랑의 스튜디오'의 '사랑의 작대기'를 차용한 장치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사랑해'는 10명의 스타가 출연해 커플을 맺는다. <사진=MBN '사랑해' 캡처> |
특히 커플 매칭과 심리를 결합하면서 스타들의 실제 연애담을 토대로 진행돼 젊은 층의 관심을 잡는데 성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사랑해' 김우진 PD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사기 위해 실질적인 연애 관련 고민과 상황을 녹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 남녀 출연자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상의 수많은 사례와 고민들을 모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BS '대타 맞선 프로젝트 엄마야'가 오는 31일 첫 방송된다. 엄마가 딸 대신 직접 소개팅에 등장해 내 딸의 남자친구를 선택하는 다소 파격적인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민선홍 PD는 "요즘 세대 결혼 세태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을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엄마가 직접 예비 남자친구 후보들을 살펴보고 마음에 들면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는데, 이 과정에서 딸과 소통할 수 없다. 이에 엄마와 딸의 이성관이 얼마나 같고 다른지가 관전 포인트. 또 남자 역시 엄마를 통해 자신과 연애할 상대방을 추측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JTBC는 남자 50명, 여자 50명 총 100명의 대규모 단체미팅을 펼친다. 오는 7월 방송되는 '솔로워즈'에서 말이다. 조승욱 CP는 "몇 년 전 있었던 광화문 '솔로대첩'에서 영감을 받았다. 대규모로 남녀가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궁금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솔로워즈'는 한정된 공간에서 하루동안 함께 지내며 어떻게 커플이 탄생하는지 지켜본다. 2030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일반인 100명이라는 거대한 숫자에서부터 강력한 차별성을 띄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 색다른 재미가 나올 만한 좋은 환경이다.
사실 커플 매칭 버라이어티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 포맷이었다. MBC '사랑의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애정만세' '강호동의 천생연분', KBS 2TV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SBS '연애편지' '짝' 등 무수히 쏟아졌다. 일반인과 일반인, 스타와 일반인, 스타와 스타 등 다양한 구성으로 꾸며졌으며, 짝짓기와 함께 각종 게임과 삼각관계 등으로 재미와 볼거리를 안겼다.
스타들의 출연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댄스나 개인기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스타와 일반인의 만남은 팬들의 질투를 자아내긴 했지만 이와 동시에 판타지를 제공,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일반인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그러나 철저한 기획과 짜여진 각본, 출연진의 진정성 등이 문제가 되며 시청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고, 식상함까지 더해져 점차 쇠락했다.
이후 2011년 '리얼'을 표방한 SBS '짝'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은 바 있으나, 출연자의 홍보 논란, 거짓 스펙, 대본과 조작 등 구설수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14년 3월 한 여성 출연자가 촬영 중 목을 매 자살하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짝'은 폐지되고 말았다.
아직까지도 연예계의 가장 큰 트렌드는 '리얼리티'다. 일반인 출연의 경우 철저한 사전조사로 논란의 여지를 예방해야 한다. 인위적인 느낌을 최소화하고 실제 현실을 반영해야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연애'는 누구나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소재다. 단순한 짝짓기과 게임을 넘어 심리, 맞선 등 참신한 소재를 덧붙인 新커플 매칭 버라이어티가 새로운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