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제 지표 호조에도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 초반 상승 흐름을 탔던 주가는 재량 소비재 섹터를 필두로 가파른 내림세로 반전했다.
최근 유통 업체 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여전히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185.18포인트(1.05%) 떨어진 1만7535.3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7.50포인트(0.85%) 내린 2046.6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9.66포인트(0.41%) 하락한 4717.68에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소매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얼어 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인 0.8% 역시 훌쩍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이날 증시는 재량 소비재 섹터를 중심으로 가파른 하락을 연출했다. 장 후반 소비재 섹터가 1% 이상 밀리는 등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향후 증시 방향을 예고하는 바로미터로 통하는 다우 운송지수도 1% 이상 떨어졌고, 유틸리티가 상승 탄력을 받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심리가 두드러졌다.
유틸리티 섹터는 연초 이후 13% 이상 급등했다. 이는 보합권에 머무는 S&P500 지수 등락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전반적인 펀드 플로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5주 사이 주식 펀드에서 44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킴 포레스트 포트 피트 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개장 직후 반등 조짐을 보였던 증시가 곧 방향을 뒤집었다”며 “지난 달 소매지표가 호조를 이뤘지만 투자자들에게 소매 업계 수익성 개선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최근 두각을 나타냈던 아마존이 1% 내렸고, 월마트는 3% 가까이 떨어졌다. 메이시스 역시 보합권에서 약세 흐름을 보이는 등 소매 섹터의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가 1.5% 내렸고 보잉과 쓰리엠이 각각 1.8%와 1.1% 떨어지는 등 블루칩 종목도 후퇴했다.
전날 장중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 타이틀을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에 내줬던 애플은 이날 장중 1% 이상 뛰었으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토니 로스 윌밍턴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업 실적이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을 점차 강하게 드러내는 점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