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간 '99:1' 구도 예상…'화이트 칼라' 로봇 잠식
회의론자 "새로운 기술=새로운 일자리" 두려울 필요 없어
스티븐 호킹 "킬러 로봇" 주의
[뉴스핌= 이홍규 기자] 그동안 인간과 로봇을 구별할 수 있던 근본적인 차이는 '인지력'이었다. 하지만 인지력마저 로봇에 잠식 당하는 시대가 찾아오면서 사회·경제 전반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로봇의 일자리 잠식은 저임금, 고실업에 신음하는 세계 경제 환경에서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3일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구글의 딥마인드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에서 이긴 것을 두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을 갖췄다는 사실을 알게 돼 충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마틴 포드는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인 '머신러닝'이 딥 마인드에 적용된 점을 거론하며 수년래 머신러닝이 로봇 공학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로봇 시스템이 경제 전반에 걸쳐 적용돼 수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신러닝 기술이 일상적인 분석을 요하는 직업에도 적용됨으로써 수많은 '화이트 칼라' 노동자도 직업을 잃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함으로써 사회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에 회의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기술은 항상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기술은 기존 일자리에서 발생한 실업자를 흡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율주행 차량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듯, 모든 산업 체계의 정점엔 인간의 개입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반론.
하지만 마틴포드는 이는 특수한 교육 훈련을 받은 노동자에게 해당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미래 산업에서 로봇과 인간의 비율은 '99대 1' 구도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창조와 파괴 과정에서 생기는 구조적 실업은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일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일자리 전반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과 영국 경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 섹터인 요식업과 소매업이 이에 해당되며, 정보를 분석하고 조합하는 '화이트 칼라' 직종도 포함될 것이라고 마틴 포드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맥킨지는 미국 노동자의 40%는 하루 업무 중 절반 이상이 로봇을 포함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미래학자 스티븐 호킹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는 이를 두고 "킬러 로봇"이라며 자동화 시스템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마틴 포드는 이런 점을 지적하며 다가올 로봇 시대에 인류는 준비돼 있는지 반문했다. 지금처럼 저임금과 고실업이 만성화된 시대에서 로봇의 침투는 노동자의 소득과 구매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