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신 관련 부서 4곳 현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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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앞으로 조선과 해운업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김용환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 농협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조선, 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금융권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6일 농협은행의 여신라인을 직접 찾아 점검에 나섰다. 주채권은행으로 관리하던 창명해운의 회생절차(법정관리)로 1분기 순익도 부진한 상황에서 가장 '뜨거운 현장'인 여신라인을 직접 찾은 것이다.
28일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여신기획과 여신심사, 여신관리, 기업개선부(구조조정 담당) 등 여신담당 4개 부서를 모두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 전격 통보된 이날 방문에서 김 회장은 각 부서마다 30분 가량을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 방문은 최대 자회사인 은행 방문이라 특별할 게 아닐 수 있지만, 시점과 방문 부서가 여신라인이라는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금융권은 4·13총선 이후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및 산업 구조조정 이슈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1분기 실적이 중견 해운사 창명해운의 덫(법정관리)에 걸리면서 지난해 STX조선해양에 이어 기업부실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창명해운 익스포져 4100억원에 대해 23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1분기 순익이 400억대에 그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이날 방문에서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여신 심사와 관리를 더욱 엄격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지난해 STX조선해양 채권단에서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이 채권단에서 이탈할 때도 농협은행은 무역보험공사와 산업은행과 함께 채권단에 잔류했다. 나머지 시중은행이 발을 빼는 동안에도 농협은행은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남은 것이다.
농협 내부에서는 수익 저하 때문에 여신 부분에 대한 원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농협금융 차원에서도 문제지만 농협중앙회 차원에서도 배당 받을 여력이 떨어져 김용환 회장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질 수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회장의 방문은 건전성 관리 주문과 함께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 격려 차원이다"며 "여신라인이 돈을 많이 버는 부분이지만, 예전 부실로 현재 라인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해마다 일정 정도의 배당을 중앙회에 해줘야 하기에 다른 시중은행처럼 빅배스(잠재부실 한꺼번에 털어내기)를 하기 어렵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