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버거킹·포드 잇달아 상품 관련 '그림말' 출시
사용자들 SNS서 자발적 참여…모바일서 적합
'반짝' 우려도…사용자 시각에서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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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이모티콘노믹스(Emoticonomics)'가 모바일 광고시장의 중심에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이모티콘(Emoticon, 순우리말로는 그림말)'를 이용한 마케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개인들이 SNS와 메시징 앱에서 이모티콘을 통해 소통하는 횟수가 늘어나자 기업들 역시 새로운 광고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미래의 모바일 광고 중심은 이모티콘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요즘 모바일 SNS 등에서 사용되는 그림형태의 이모티콘은 원래 감정을 나타내는 문자기호인 '이모티콘'(emoticon=emotion+icon)이 그림으로 발전한 것이다. '아이콘(icon)'은 컴퓨터 용어로 디스플레이 화면에 조그마한 그림 또는 기호를 만들어 직관적으로 기능을 표시해 주는 문자기호. 이제는 보다 감정을 잘 표시한 그림형태로 보편화되고 있다. 일본어에서 파생된 글로벌 용어로는 '이모지(Emoji, 원어 繪文字)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는 '비야오칭(表情)'으로 읽는다.
지난 25일 자 미국 IT전문 매체 와이어드 지에 따르면 지난해 샴푸 회사 도브는 유니코드 협회에서 승인한 이모지들이 모두 생머리를 갖고 있다면서 곱슬 머리를 가진 이모지 키보드를 선보였다. 사용자들은 도브의 이모지 키보드를 활용해 채팅을 나눌 수 있다. 사용자들이 이모지를 사용할 때 마다 브랜드와 제품 이미지를 상기할 수 있어 마케팅에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샴푸 회사 도브가 내놓은 이모지 <사진=Ad age 캡쳐> |
◆ 기업들 너도나도 이모지 출시…"차세대 트랜드"
이모지를 마케팅 용도로 활용한 회사는 도브 뿐만이 아니다. 패스트 푸드 업체 버거킹은 지난해 '치킨 프라이즈' 이모지 키보드를 선보였다. 메뉴에서 사리진 상품을 다시 선보이면서 밀레니엄 세대들에 맞게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미국 코비디 방송국 코미디 센트럴은 드라마 '브로드 시티'의 주인공들을 시각화한 이모지 키보드를 내놓았으며 정지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이른바 '짤방'(GIF 애니메이션)도 함께 선보였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도 차량 홍보를 위해 이모지를 출시한 바 있다. 킴 카사디안 등 유명 연예인들의 이모지도 출시됐다.
이에 대해 이모지 제작업체 모지의 올리버 카밀로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이들이 자기만의 이모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는 모바일 분야에서 차세대 트렌드(the next thing)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이모지 마케팅이 모바일 광고 시장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뜨는 팝업(pop-up)형 광고에 사용자들의 피로감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모지를 활용한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경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전통적인 광고들은 화면이 작은 모바일 화면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지적은 사람들의 모바일 사용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사용자들이 메시징 앱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 이모지 사용은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새로운 방식의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인 셈이다.
와이어드는 "이모지 키보드들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관심을 이끔으로써 광고 시장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포드 차량 이모지 <사진=포드 홈페이지> |
◆ '반짝' 효과 우려도… 사용자 입장에서 만들어야
이처럼 유명 업체들이 이모지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단 하고 보는'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특히 특정한 이모지를 사용하기 위해 찾고, 다운로드하고, 스마트폰 키보드 세팅을 바꾸는 과정들이 사용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광고 대행사인 22스퀘어드의 크리스 터프 부사장은 "모든 이들이 밴드웨건에 올라탔다"면서 "이는 반짝 성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모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 위해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광고 대행사 오길비 앤드 마더의 테디린 최고 광고 책임자는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내놓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SNS에서 치킨 프라이즈에 대해 열광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에 버거킹이 치킨 프라이즈 이모티콘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람들이 패션디자이너 겸 모델 연예인 킴 카사디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상황에서 그녀의 이모티콘 앱을 애용하는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