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카드 설계사제 도입하며 시장공략 성공
[베트남 하노이=뉴스핌 전선형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높은 금융규제, 신용카드 사용률 10% 이하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경제성장률 6%·카드시장 기대성장률이 40%에 달하는 베트남 금융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베트남 카드시장에 먼저 발을 디딘 곳은 신한은행이다.
은행만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베트남 금융규제로 현재 신한은행에서 부수업무 방식으로 신한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1년 베트남에서 카드업무를 시작했으며, 진출 초기 회원 수는 4500명, 취급액은 2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고객 14만명, 취급액 1억2000만달러로 크게 확대 됐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카드사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금융사 최초로 카드 설계사 제도를 도입해, 고객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하도록 했다.
이한림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사업부장은 “설계사 제도를 카드업계 최초로 시도했다. 초반엔 혁명적이었다. 지금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이 벤치마킹해 이용하고 있다”며 “2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이 설계사를 하고 있다. 설계사들은 공무원들이나 교사들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주변인들을 활용한 지인영업도 하며 영업을 늘린다”고 말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카드 영업확대에는 다양한 부가서비스 혜택 제공도 한몫했다. 베트남에서 발급되는 카드는 대부분 혜택이 없는데,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발급을 하면서 영화티켓 1+1 서비스나, 포인트 제도 등을 도입하며 고객의 눈길을 끈 것이다.
신한은행 하노이 지점 직원이 베트남 현지인에게 신용카드를 만들어주는 모습.<사진=여신금융협회> |
쥬안 티 튀 중 신한은행 하노이 지점 직원은 “하루에 총 방문 고객이 100명 정돈데 이중 20명 정도가 체크+신용카드를 발급받는다”며 “신한카드는 현지 어느 은행에서나 인출이 가능하고, 전자제품 무이자할부, 영화티켓 1장 무료, 캐시백제도 등 다른 은행이 없는 혜택을 가지고 있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나아가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국영항공사와 연계해 마일리지 적립을 하게하는 카드 부가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한림 카드사업부장은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 론칭을 할 예정”이라며 “베트남 내 마일리지에 대한 고객 니즈가 상당하다. 베트남항공, 제트항공 등 로컬 항공사와 제휴해서 카드를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신한은행이 카드사업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다른 카드사들도 베트남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연내 우리은행의 베트남 법인 전환 승인이 완료되면 신용카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 모바일 시장이 커지고 있어 모바일 지급결제수단을 개발하고 현지인 대상 생활밀착형 모바일카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응웬 티탄 항(Nguyen thi thanh Hang) 베트남 은행연합회 정책이사. <사진=여신금융협회> |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베트남 통신회사인 GNC 텔레콤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베트남 시장 환경에 맞는 핀테크 사업 모델을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했으며,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과 삼성화재 현지법인 삼성비나 등 그룹 계열사를 기반으로 베트남 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응웬 티탄 항(Nguyen thi thanh Hang) 베트남 은행연합회 정책이사(사진)는 “카드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아직까지 신용카드 시장규모가 적어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기업들과 은행들의 진출·협력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전했다.
한편 2014년 4분기 기준, 베트남 카드발급 수는 약 7841만장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신용카드 발급수도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한 329만장으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