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미쉐린, 콘티넨탈 비중 확대...국내 타이어 3사는 BMW, 벤츠 등 해외 완성차 공급 확대
[뉴스핌=이성웅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신차용타이어(OE)로 국산 타이어 외에 외산 타이어를 늘리고 있다. 반면, 국산 타이어 업체들은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에 OE 공급을 확대하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완성차와 타이어 업체가 공급·수급의 다변화에 나선 것.
이 같은 최근 추세는 자동차 회사와 타이어 업체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만큼, 상호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2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차량 중 미국산 미쉐린, 독일산 콘티넨탈 등 외산 타이어가 장착되는 모델은 제네시스 EQ900, 쏘나타, 아이오닉, 니로 등 총 13종이다.
현대·기아차가 외산 타이어 장착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제네시스 EQ900을 출시하면서부터다. 기존에도 벨로스터와 제네시스 쿠페 등 일부 스포츠성을 강조한 차량에서 미쉐린, 브릿지스톤 등 타이어가 사용됐지만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다.
현재 EQ900에는 전량 외산 타이어가 장착되며 18인치는 미쉐린, 19인치는 콘티넨탈의 타이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후 기존 제네시스(DH)에도 미쉐린과 콘티넨탈의 제품이 장착되고 있다.
올해에도 현대·기아차의 외산 타이어 확대 정책은 계속됐다. 현대·기아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친환경 전용 플랫폼 차량인 아이오닉과 니로에도 미쉐린 타이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차량 개발 단계부터 고연비 실현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지난 20일 출시된 2017년형 쏘나타의 일부 모델에도 미쉐린이 장착되고 있다. 1.6터보 트림에 '스포츠 패키지'를 신설해 스포츠성을 강화한 각종 사양과 더불어 18인치 미쉐린 타이어를 추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타이어도 차량의 중요 부품 중 하나로 차량 개발 단계부터 단가, 성능 등 다방면에 걸친 검토와 입찰을 통해 결정된다"며 "또 최근 소비자들이 수입 프리미엄 타이어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어서 앞으로도 해외업체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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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타이어 다변화를 꾀하듯 국내 타이어 업체들도 OE공급처를 다양화하고 있다.
여전히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의 주된 OE매출은 현대·기아차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OE타이어 중 국산타이어는 ▲한국타이어 45가지 ▲ 금호타이어 37가지 ▲넥센타이어 34가지 옵션에서 사용 중이다.
전체 OE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이지만, 타이어 3사는 수입차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가 납품하고 중인 해외 완성차 업체는 BMW, 벤츠, 아우디를 포함해 32곳에 달한다. 특히 BMW의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에도 한국타이어가 장착된다.
금호타어어 총 벤츠, BMW, 폭스바겐 등 9개 해외 브랜드, 18개 차종의 OE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피아트, 르노 등 유럽 브랜드들 포함해 총 9개 업체와 OE공급 계약을 체결 중이다.
타이어업체들의 이러한 공급처 다변화는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이 한국법인이 아닌 본사와의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이 아닌 다른 지역의 물량에 한국 업체의 타이어가 장착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타이어를 다양화한다고 해서 타이어업체의 OE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최근의 추세는 상호 간에 다양화를 꾀하는 지극히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