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 직접 사과, 피해보상 조직 설립 후 방법 논의할 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10여개 업체 중 최초다. 롯데마트는 피해 보상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최소 100억여원의 보상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 큰 고통과 슬픔을 겪어 오신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 수사 결과에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을 위해 검찰 수사 종료시 피해 보상 협의를 바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로세마트는 피해보상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피해자 선정기준, 피해보상 기준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 재원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보상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지만 급하게라도 100억원의 재원은 마련해 놓고 시작해야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향후 보상 과정에 홈플러스, 옥시, SK케미칼, 애경산업 등 가습기 살균제 관계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겠다는 가능성도 열어 놨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그는 “사실은 타사와 협의 검토 할 여건도 안됐고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며 “다만 앞으로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협업해서 함께 풀어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공식 사과를 하고 나선 것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의 사망자는 정부 집계 140여 명이고, 피해자 단체 집계로는 22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피해원인 규명 등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미진해 결국 롯데마트가 직접 피해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사과 피해 보상과 관련 약속이 너무 늦은 부분 한번 더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이 문제와 관련 여러 가지 진상규명, 피해관계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늦으면 안된다는 심정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롯데마트의 일부 임직원은 오는 19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고 앞서 수차례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날 김 대표의 기자간담회 직후 단상에 오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과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검찰이 관계자들을 소환하겠다고 하니 언론 앞에서 사과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연락도 못받았다.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아직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롯데마트가 직접 피해접수를 받을 것과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업들 만나서 공동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를 설립하라고 성토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가해기업들은 단 한번도 피해자를 만나러 나오지 않았다”며 “나머지 모든 기업들도 피해자와 국민 앞에 나와서 정식으로 사과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