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유출 진정 및 美 달러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홍콩 달러화가 연초 이후 극심한 매도 공세를 펼쳤던 헤지펀드에 승리를 거뒀다.
미국 달러화와 페그제가 폐지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헤지펀드 업계가 홍콩 달러를 집중 매도, 가파른 평가절하를 부채질했으나 달러화의 상승 열기가 꺾이면서 투기거래자들의 전략이 빗맞은 셈이 됐다.
12일(현지시각) 달러/홍콩달러 환율은 장중 7.755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연초 헤지펀드의 ‘공격’이 본격화되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복귀한 수치다.
홍콩달러와 미국달러<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해 말 7.7505홍콩달러를 기록한 환율은 지난 1월20일 7.8298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달러화에 대해 홍콩달러가 가파르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중국의 자본 유출이 인민은행(PBOC)의 공격적인 시장 개입에도 제동이 걸리지 않았고, 정책 신뢰가 크게 실추되면서 투기거래자들 사이에 위안화는 물론이고 홍콩달러까지 미국 달러화와 페그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하지만 중국의 자본 유출이 상당 부분 진정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밝힌 데 따라 미국 달러화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상황은 반전을 이뤘다.
뿐만 아니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화에 대해 완만한 상승 흐름을 타면서 홍콩달러화에 대한 하락 베팅은 더욱 설 자리가 좁아졌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5개월만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준의 비둘기파 행보가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중국의 자본 유출과 역외 위안화 하락 압박이 일단락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콩달러화는 다른 이머징마켓 통화와 달리 미국 달러화와 탄탄하게 페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헤지펀드 업계의 공략이 다소 터무니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때 늦은 평가다.
홍콩 통화 당국은 앞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에도 투기거래자들로부터 이와 흡사한 공격을 받았으나 페그제를 성공적으로 지켜낸 바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전망이 악화될 경우 홍콩달러화가 또 다시 하락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순이익으로 채무금의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는 중국 기업의 여신이 1조3000억달러에 이르며, 이에 따른 은행권 손실액이 GDP의 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부채 위기가 불거질 경우 자본 유출이 재점화되는 한편 홍콩달러화의 하락 베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