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임업 도전에, 어수선한 분위기
[뉴스핌=김지유 기자] "아직까지 일임형ISA를 찾은 고객은 없었습니다. 이번 상담이 처음입니다."
은행권 일임형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출시 첫 날인 11일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중구 신한은행 영업본점을 찾았다. '일임형ISA 상담을 받기 위해 왔다'고 하자, 창구직원은 다소 분주한 모습으로 상담에 필요한 서류를 꺼내 들고 기자를 맞았다. 영업을 개시한지 1시간40분이 지났지만 떠들썩했던 일임형ISA 출시 전과는 다르게 현장은 조용했다.
일임형ISA 출시 첫날 분위기는 신탁형ISA 때와 마찬가지로 가입자를 찾기 어려웠다.
신한·우리·KB국민·IBK기업은행은 이날 일임형ISA를 동시 출시하며 사상 처음으로 투자일임업에 뛰어들었다.
창구직원의 설명은 수수료나 모델포트폴리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각 모델포트폴리오에 편입되는 구체적 상품명이 가입과정에서 공개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역시 일임형 ISA에 편입되는 상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투자일임업이란 특성상 가입상담과정에서 편입되는 투자상품을 낱낱이 공개할 경우, 운용전략에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 이유다. 또 편입된 상품이 운용수익률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공개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신 일임형ISA에 가입한 다음 영업일 오전에 가입한 상품목록을 가입자에게 문자로 통지한다. 신한은행의 상담직원은 "각 모델포트폴리오별로 가입한 사람들에게 단체로 문자가 갈 것이고 이 때 가입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우리·신한·IBK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를 일제히 시작한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상담과정에서 기대수익률도 받아볼 수 없었다. 이 역시 일임형ISA뿐만 아니라 투자상품을 다루는 은행·증권사 모두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상담직원은 "일임형ISA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투자상품의 경우에도 최근의 평균 수익률이 이 정도였다고 설명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얼마만큼의 수익률이 전망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10시 찾은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영업본점 역시 일임형ISA를 가입하기 위해 찾은 고객은 없었다.
창구에 앉자 직원은 일임형ISA와 신탁형ISA를 비교하는 팸플릿을 꺼내들고 상담을 시작했다.
직원은 일임형ISA는 신탁형과 달리 운용사가 알아서 굴려준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 때문에 일임형ISA의 경우 수수료가 신탁형보다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가입 첫 날이다 보니 개괄 내용 이외 상세한 내용을 설명할 때에는 다소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었다. 또 귀가후 추가 검토를 위해 자료를 받고 싶었지만, 상담을 위한 행내용 자료 이외의 별도의 설명자료를 받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기자를 상담한 신한은행 직원은 "첫 날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일임형ISA를 출시하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점 영업이 종료한 4시 이후 다시 전화해서 묻자 "오늘 일임형ISA에 가입한 고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