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엔화와 독일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유동성이 밀물을 이룬 가운데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에 대한 회의감이 맞물리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에 대한 기대가 꺾인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온건 기조에 기댄 주가 상승 탄력이 힘을 다했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33.68포인트(0.75%) 떨어진 1만7603.3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0.96포인트(1.01%) 내린 2045.1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47.86포인트(0.98%) 하락한 4843.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금융 섹터가 1% 가량 떨어진 가운데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증시의 가파른 하락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오프’ 트레이딩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알코아를 필두로 다음주 본격화되는 1분기 실적과 관련, 월가 애널리스트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7.6% 줄어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분기 연속 이익이 감소하는 셈이다.
3분의 2 가량의 기업은 실제 이익이 예상치를 상회, 이른바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벤 페이스 HPM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랠리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추가 상승 모멘텀의 부재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며 “지난 2월 저점 대비 주요 지수가 여전히 10% 이상 오른 상태인 만큼 당분간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무역적자가 늘어난 한편 서비스업 경기는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장됐다.
상무부가 발표한 2월 무역수지 적자는 47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에 비해 2.6% 증가한 수치이며, 시장 전망치인 462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달러화 강세로 인해 수출이 수입만큼 늘어나지 못한 탓이다.
반면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3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5를 기록해 전월 수치인 53.4와 시장 전망치인 54.0을 넘어섰다.
하지만 월가의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또 한 차례 후퇴했다. CNBC와 무디스가 공동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의 중간값은 0.5%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수치인 0.9%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른바 ‘옐런 효과’에 랠리를 즐겼던 투자자들이 경제 펀더멘털에서 추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재료가 나타나지 않자 주가가 밀리는 양상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알러간이 15% 가까이 밀렸다. 장중 알러간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미 재무부가 조세 회피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대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알러간을 인수하기로 한 화이자는 2%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 유나이티드헬스가 2% 가까이 밀렸고, 보잉은 약세장에 0.6%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