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에 R&D비율 상승한 '착시효과'도
[뉴스핌=조인영 기자] 시황 악화로 철강·조선사들이 일제히 긴축경영을 실시하면서 지난해 연구개발(R&D)비용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D금액을 늘리지 않았음에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R&D비율(%)이 상승한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의 연구개발비는 지난 3년간 내리 감소했다. 2013년 1045억원이었던 연구비는 2014년 917억원으로 줄어든 뒤 작년엔 798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간 약 25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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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2013년 0.7%에서 0.1%포인트씩 하락해 지난해엔 0.5%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R&D비율은 지난 3년간 0.5%로 동일했으나 금액에서 차이를 보였다. 작년 연구비는 2391억원으로 전년 2836억원 보다 445억원(-15.7%)이나 감소했다.
포스코도 철강 부문 연구개발비가 약 1800억원 줄어든 데 이어 무역, 건설 등 계열사 부문도 일제히 감소하며 지난 3년 중 가장 최저치를 나타냈다.
2013년 0.95%(연구개발비 5850억원)였던 R&D비율은 2014년 1.07%(6940억원)로 1%를 넘어섰으나 철강 부문 개발비가 크게 줄면서 0.88%(5130억원)로 하락했다.
특히 철강 부문 연구비는 1년새 1778억원이 감소해 2014년 1.98%(6292억원)였던 R&D비율이 지난해 1.6%(4514억원)로 내려앉았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1월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으로 냉연사업부 연구개발비 실적이 추가되면서 전체 R&D비용은 2014년 보다 약 10억원 증가했으나 매출이 감소하면서 연구비율은 전년과 동일한 0.2%를 유지했다.
연구개발비율이 오히려 증가한 곳도 있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R&D비율은 1.2%로 2013년(1.0%), 2014년(0.8%)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매출 감소에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했다.
실제로 2013년과 2015년 연구개발비는 1476억원, 1130억원으로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같은 기간 매출은 14조8345억원, 9조7144억원으로 약 5조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결국 작년 R&D비율 증가는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나타난 착시효과였다.
현대제철의 경우 R&D비율은 2014년 0.5%에서 지난해 0.7%로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연구개발금액이 290억원 늘어나면서 R&D비율 증가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작년 연구개발인력을 확대하고 당진 기술연구소 연구센터 1개동을 증축하면서 연구개발금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 악화로 대다수 철강·조선사들이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R&D투자도 위축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시황 악화에도 품질 개선과 수주확대, 원가절감 등을 위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