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3년물 금리, 1년물 밑으로...금리인하 기대감 반영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23일 오전 10시2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허정인 기자] 채권시장에서 딱 3년전인 2013년 3월과 같은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 국고 3년물 금리가 1년물 보다 낮게 형성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다.
당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3년에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후 2개월여만에 금리인하가 결정됐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 3년물은 1.512%, 1년물은 1.531%로 거래를 마쳤다. 3년물 금리가 1.9bp나 낮은 것이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거래가 계속되며 역전 폭도 커지는 상황이다.
채권금리는 단기물일수록 금리 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되면 단기물인 1년물 금리부터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1년물 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반면 3년물 금리가 급하게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1년물 금리마저 추월했다. 시장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 시점을 조금 먼 미래로 점치고 있다는 의미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3년물이 유동성 면에서 더 풍부할 수 있고 거래가 용이해서 금리가 더 낮을 수도 있지만, 단기 금리 내에 역전이 나타나는 것은 아무래도 금리 인하 기대가 매우 강하지는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언젠간 내리겠지" 반복했던 투자자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3년 3월~5월까지 32거래일 동안 최대 8bp 뒤집혔다. 2012년 8월~10월에도 39거래일 동안 최대 6bp, 2011년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58거래일 동안 7bp까지 역전했다.
해당 기간 동안 시장에선 빅 이벤트들이 있었다. 2013년에는 우리나라 정권 교체, 2012년엔 미국 경기 침체 현실화, 2011년에는 유로존 디폴트 위기가 시장을 휩쓸었다.
그 중 2013년의 금리 역전이 현재와 가장 닮았다. 당시 시장참가자들은 새 정부가 들어선 후 경기부양을 위해 1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금통위는 3월에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결국 5월에 인하했다. 정책공조 명목이었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역전현상은 막을 내렸다.
◆ 원화 강세로 금리 인하 부작용 상쇄
이번 금리 역전 현상 역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5거래일 동안 달러/원 환율은 39.7원 떨어지는 등 두드러지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추길 수 있다. 하성근 금통위원이 금리인하의 근거로 주장했던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 부진'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또 '환율이 지나치게 높아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금리인하 반대론은 힘을 잃을 수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지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아직 추가 인하에 대한 시그널은 강하게 주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한국도 언젠가 완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투자자들을 '언젠가 인하'에 베팅하게 만들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FOMC에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늦추기로 했고 유로존도 강한 추가부양조치를 했다"며 "국내 수출도 부진해 투자자들은 당장 다음달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곧 인하하겠지'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