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통과돼야 상장폐지 막아...구조조정 협조해야
[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오는 18일 열리는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감자 안건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감자를 통해 상장폐지를 막고, 후속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18일 주주총회에 보통주 7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안건으로 올렸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자본금은 1조2124억원에서 1732억원으로, 주식수는 2억2949만2265주에서 3278만4609주로 축소된다.
이론적으로는 주식수를 7주가 1주로 줄이는 대신 주가를 7배로 올리므로 주식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통상 병합된 주식의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해 기존 주주들은 손실을 입게 된다.
그럼에도 현대상선의 주요 주주인 현대중공업(지분율 10.78%)은 이번 주총에서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은 자본잠식률 50%를 웃도는 상태가 2년간 지속되면 상장폐지되므로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감자안건을 올렸다.
감자안건이 통과되지 않아 현대상선이 상폐 수순을 밟게 되면 결국 주주들에게도 악영향이다. 또한 감자안을 포함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작동해야 현대상선의 회생을 도모할 수도 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현대중공업이 우선적으로 현대상선에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이 살아나도 현대중공업의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보유중인 현대상선 주식 2342만4037주를 기초자산으로 2억2000만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이 교환사채는 만기 5년이며 이자지급이 없고, 2020년 6월 18일까지 보통주를 1주당 1만491원에 교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2018년 6월 29일부터 행사할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포함했다.
최근 현대상선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로, 주식으로 교환을 신청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이날 현대상선의 종가는 2420원이다. 채권자들은 오는 2018년을 기다려 원금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은 약 25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만큼 현대중공업은 일단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