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증시가 지난 2011년과 같은 장기 베어마켓 장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제일재경은 10일 “지난 2010년말부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높아지고 주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중국증시가 장기 베어마켓(약세장)에 들어섰다”며 “현재 중국 경제가 당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2011년 초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2010년 11월에는 중국의 CPI는 전년 동기대비 5% 넘게 치솟기도 했다.
이기간 중국의 중국 증시는 부진한 거래가 지속되는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다. 상하이지수는 2011년 4월 3000포인트를 고점으로 하락한 후 3년이 흐른 2014년 12월이 돼서야 3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이에 대해 중국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2009년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서 2011년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됐었다”며 “동시에 중국 증시도 3년여 간의 베어마켓 장세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2015년 상하이지수 추이 <자료=바이두(百度)> |
이 같은 흐름이 최근 중국 증시에서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10일 상하이지수가 2% 넘게 급락한 가운데 상하이·선전 양 시장의 거래량이 3500억위안까지 감소했다. 이는 올 초 서킷브레이커 파동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1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CPI가 악재로 반영됐다.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2월 CPI는 6개월만에 2% 대로 올라섰다.
물가 상승이 증시 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후위 화린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와 재정 지원으로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당국의 통화정책을 제한하고 환율에도 영향을 미쳐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유명 경제평론가 원텐나도 “환율 안정화가 당국의 주요 목표로 자리잡은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더해지면 당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운영에 차질이 빗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는 투자자들의 투심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펀더멘탈이 A주의 장기침체가 시작된 2011년과 비교해 악화된 점도 지적하고 있다. 당시와 비교해 현재 시장의 벨류에이션이 높은 반면 상장사들의 실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장기 침체로 접어들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