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보다 고객이 우선…“다만 역전 가능성 낮다” 일축
[뉴스핌=강필성 기자] “순위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이 백화점 업계 2위를 빼앗겠다는 신세계백화점의 목표에 대해 불편한 심사를 드러냈다. 유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지 업체간 순위가 아니라고 일침을 놓은 것.
이는 최근 백화점 업계 2위를 선언하고 나선 신세계를 겨냥한 신경전으로 풀이된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 <사진=현대백화점> |
10일 김 사장은 서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오픈식에 참석해 백화점 업계 순위경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소비재 업체이고 고객에게 백화점을 각인 시키는게 중요하다”며 “(고객이) 편리하게 나와서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순위라는 것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업계 2위를 빼앗겠다고 선언한 신세계를 지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순위가 아닌 ‘고객’이 중요하다는 정론으로 응수에 하고 나선 것.
앞선 지난달 장재영 신세계 사장은 신세계 강남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판교점 등을 개점함에 따라 신세계가 3위에 머물렀다”며 “하지만 강남점을 증축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6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시장점유율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자신 한 바 있다.
장 사장의 6개 프로젝트란 지난달 강남점 리뉴얼을 비롯해 지난 3일 센텀시티몰 오픈과 신세계면세점(5월), 신세계백화점 김해점(6월), 하남 유니온스퀘어(9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12월) 등 6개 영업 매장 오픈을 일컫는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저성장 시대 들어가면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 중요하다”며 “경쟁사들이 더 크고 다양하게 사업을 하는 것은 백화점 입장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위는 신규 매장 있으면 진출하면서 오르는 것이고 회사 사정에 따라 틀린 것”이라며 “고객이 더 좋고 편리한 방법을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저성장시대의 중심이다”라고 덧붙였다.
백화점 업계 순위는 신규점이 있고 매장이 늘면 오르는 것이니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신세계에 2위를 내주더라도 현대백화점의 경쟁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지만 실제로도 그럴지는 미지수다.
김 사장의 설명을 부연하고 나선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이 “김 사장의 말이 우리의 기본 방침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올해 우리가 3위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내년도 마찬가지다”라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도발적인 목표설정에 ‘중요한 것은 순위가 아니라 고객’이라면서도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올해 예상 매출을 9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앞서 신세계는 올해 예상 매출 성장률이 두자리 수에 달할 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의 두 번째 도심형 아울렛인 이곳은 내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