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연속 흑자신화
[뉴스핌=백현지 기자] 고객 유치를 위한 각종 이벤트가 없는 증권사. 국내 증권사 중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 한번 정한 규칙은 쉽게 바꾸지 않는 증권사. 올해로 60주년, 회갑을 맞은 신영증권의 대표적 특징들이다. 신영증권은 증권업계 리딩컴퍼니는 아니다. 하지만 본질에 충실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은 신영이 '알짜배기'로 꼽히는 이유다.
신영증권은 현재 경영진이 인수한 1971년 이후 45년간 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9992억원을 1조원 돌파도 임박했다.
이는 증시의 호황과 불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고객 자산관리에 몰두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은 외부환경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증권사들이 앞다퉈 지점을 확대해나간 것과 달리 신영증권은 전국에 17개 지점만을 고수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가 12월 결산으로 결산월을 바꿨지만 신영증권은 3월 결산을 고집하는 소수의 증권사기도 하다.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한번 정한 원칙을 일관되게 고수하는 이유는 신영증권의 사훈, 고객의 믿음이 곧 번영의 근간이자 최고의 가치라는 '신즉근영(信則根榮)'과도 연결된다.
최근 증권업계의 단연 화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 각 증권사들이 앞다퉈 연 5% 특판 RP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신영증권은 특별한 이벤트나 캠페인 활동이 없다. 신규 고객을 모집하기 위한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하지 않는다. 기존 고객의 자산관리를 잘한다면 그 고객이 신규 고객을 데려올 것이라는 자신감에서다.
최근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원국희 회장은 직원들에게 'CEO가 중시되는 증권사가 잘되는 회사'라고 말한 바 있다. 고객, 직원 그리고 오너(Customer, Employee, Owner)가 함께 행복한 회사여야 한다는 의미다.
또, 원 회장은 '신영맨' 다운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쓸데없는 농담도 삼가라고 권유할 정도로 철저한 대고객 자세를 중시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고객을 상대하는 직종의 특성으로 인해 드레스코드가 엄격한 편이지만 신영은 그중에도 단연 까다로운 기준을 자랑한다. 한여름에도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긴팔 셔츠, 여직원들은 스타킹을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한 신영증권 직원은 "회사가 가끔은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고객 수익률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해 나간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무리한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아 정말 고객 맞춤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영증권 신입 공채 면접을 앞두고 지점을 찾아갔을 때 자산이라고 할만한 게 없는 대학생에 불과했지만 고객을 대하는 영업직원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