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설립 후 첫 적자, 해외법인들, 줄줄이 적자 수렁
[뉴스핌=심지혜 기자] 지난해 SK텔레콤에 속한 종속기업들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사업을 분할·합병하면서 조직 내에 많은 변화를 준 SK플래닛과 SK텔레콤 해외 법인들의 실적 부진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따르면 SK텔레콤의 29개 종속 계열사는 지난해 매출 총 7조6711억2200만원, 순손실 1178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을 낸 계열사는 18개사로 전체 29개 계열 사 중 절반이 넘는다. 2014년에는 7조2852억6900만원의 매출과 250억7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 늘어난 반면 손실 규모는 4.6배 이상 커졌다.
이 중 지난해 클라우드,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부문 등을 분할 또는 합병하며 많은 변화를 보인 SK텔레콤 자회사 SK플래닛이 가장 큰 손실을 냈다. SK플래닛은 2014년까지만 해도 이익을 냈으나 올해 순손실을 보였다. SK플래닛의 지난해 매출은 1조6246억원이며 순손실은 751억원이다.
SK플래닛의 이익 적자는 새롭게 인수한 플랫폼 업체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커머스시장 진출을 위해 2014년 9월 인수한 미국 커머스업체 샵킥이 가장 많은 적자를 냈다. SK플래닛을 통해 커머스시장 진입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샵킥과 샵킥 매니지먼트의 지난해 순손실은 각각 524억원과 2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SK플래닛 해외법인들 또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SK 글로벌 헬스케어 비지니스 그룹(12억9000만원) SK텔레콤 아메리카(32억원), YTK인베스트먼트(32억원), SK텔레콤 차이나(101억원), 그리고 SK플래닛 아메리카를 제외한 SK플래닛 글로벌(40억6900만원), SK플래닛 재팬(49억8800만원), SK플래닛 글로벌 홀딩스(239억원)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펀드조합인 케이넷문화콘텐츠투자조합(4억원), 화이텍포커스투자조합2호(10억8500만원)와 클라우드스트리밍 서비스사 엔트릭스(18억원), SK플래닛에 합병된 커머스플래닛(30억원), 그리고 SK텔레콤의 보안서비스 업체 네오에스네트웍스(50억7000만원) 등도 모두 적자를 냈다.
상황은 직전년도인 2014년에도 비슷했다. SK플래닛, 커머스플래닛 그리고 유일한 해외 법인인 SK텔레콤 차이나 홀딩스는 이익을 냈지만 나머지는 모두 적자의 수렁에 빠져있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을 천명하며 조직에 많은 변회를 꾀했다. SK플래닛은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커머스플래닛을 SK플래닛에 합병시켰고, SK플래닛 호핀 사업은 SK프로드밴드에 합병했으며 T스토어는 분사시켰다. 그리고 SK플래닛의 위치기반 사업은 SK텔레콤에 넘겼다. 그리고 올해 케이블TV업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예고했다.
계속되는 변화에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종속회사들의 실적 부진은 향후 SK텔레콤의 행보에 깊은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SK플래닛 관계자는 "샵킥의 경우 방문자 수나 이용율 등의 수치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다른 해외 사업 역시 시작한지 2~3년 정도 밖에 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사업들에 대한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종속기업 실적. <자료=SK텔레콤 공시>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