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국 KDB대우증권 송도금융스토어 지점장 |
연초부터 글로벌경제가 심상치 않다. 올해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출발한 세계경제는 유가의 급등락을 연출하며 곳곳에서의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작년 말 금리인상으로 세계경제 주도권을 회복하려 했지만 점진적인 미국의 금리인상 시나리오는 이미 저 멀리 희미한 안개로 사라진 듯 하다. 일본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시행했지만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 글로벌 경기를 반영하듯 오히려 엔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양대축인 유럽도 도이치뱅크의 파산설로 한때 출렁이더니 영국의 EU(유럽연합)탈퇴 여부로 혼돈의 지속 상대는 마찬가지다.
한국은 어떤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대북 강경기조가 득세하는 가운데 200여곳의 개성공단 기업들은 밤도둑 마냥 철수해야 했다. 사드배치로 불러온 중국과의 갈등 후폭풍은 중국에 관련된 증시 상장 기업의 지지선 없는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이후 세계 각국은 금리인하와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후퇴의 탈출구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지만 돈은 돈대로 쓰고 그 효과는 작았다. 각 나라별 재정적자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유동성함정’의 덫에 걸린 것이다.
유동성 함정은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은 경제상태, 또는 아무리 돈을 풀어도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태의 이면에는 기업들의 투자 외면과 부동산 부양 등 단기 정책에 급급함에 따라 개인들의 소비증가가 동반되는 않은 현상을 의미한다. 돈은 개인의 소비와 기업 투자 선순환 과정의 혈액과도 같은 것인데 그 혈액이 제대로 돌지 않으니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넌세스와 같다.
우리나라 역시 ‘유동성 함정’ 현상의 예외가 아님은 주시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묘한 이념적 이분법과 대화 없는 대립과 갈등, 경제논리를 빙자한 정치적 이해관계의 득실로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경제 주체(가계·기업·정부)가 현재 지니고 있는 작금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어디서부터 해결이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시기이지 이념과 정치논리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물오른 나뭇가지 마다 움이 트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경제도 화창한 봄날을 그래도 기다려 본다.
-김용국 KDB대우증권 송도금융스토어 지점장
[뉴스핌 Newsp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