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매각 가시화…"자생력 갖추고 독자생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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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최고경영진(JY)은 제일기획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제일기획)매각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삼성의 A임원)
삼성그룹의 광고 부문 계열사인 제일기획 매각과 관련해 설(說)을 넘어 실제 매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이 제일기획 매각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국내 광고업계 1위로 지난해 12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의 삼성의 알짜 계열사 중 하나인 제일기획의 매각 얘기는 왜 나오는걸까. 매각설과 관련해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삼성 내부에선 제일기획의 '안방경영'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제일기획은 해외 매출 비중이 70%가 넘지만 대부분 해외 현지 삼성법인에 의존하고 있다. 실적의 60%를 삼성전자, 삼성 전체를 봤을 때 65%를 의존한다.
특히 삼성 최고경영진은 제일기획이 수년간 주요 세계가전전시회 등 행사와 관련해 삼성 계열사의 기획과 마케팅을 도맡아왔지만 글로벌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이기보단, 기존 토대에 안주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과거 그룹 계열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광고회사와 보안회사의 매각설이 끊이없이 나오는 걸 잘 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앞으로 제일기획에 일을 맡기는 것보다 글로벌 기업에 경쟁을 붙이는 것이 삼성 계열사에 더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
제일기획의 매각 움직임은 최근 삼성의 전사적인 변화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업계에선 이재용(JY) 부회장의 실용주의 메시지를 '계열사의 독자생존'으로 읽는 시각이 많다. 이 부회장이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사업성과에 따른 공과를 분명히 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 스포츠단의 경우에도 2~3년 후 독립경영 체제로의 변화가 핵심으로 실적개선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A계열사의 한 임원은 "축구, 야구 등 삼성 스포츠단의 경우 2~3년 후에는 독립경영 체제로 가라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계열사의 경우에도 독립경영에 실패하고 글로벌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안일한 모습을 지속할 경우 매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제일기획은 지난 17일 해외 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주요 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면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인수 기업은 세계 광고업계 3위의 프랑스 기업 퍼블리시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제일기획 지분 28.44%를 퍼블리시스에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퍼블리시스의 자회사인 스타콤은 삼성전자의 해외 TV 광고 일부를 대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