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시리얼넘버까지 베껴..비급여 시술하는 개인 정형외과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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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안전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인공관절 등 외과수술용 의료기기(임플란트)가 불법 제조돼 유통되는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품을 시리얼 번호까지 베낀 ‘짝퉁’임플란트는 비급여 시술을 하는 개인 정형외과에 주로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짝퉁 임플란트로 수술받은 환자는 거부반응과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25일 인천지방경찰청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A사가 개발한 외과용 의료기기를 짝퉁으로 제조해 판매한 업자를 적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사의 제보로 최근 짝퉁 임플란트 제조업자를 생산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짝퉁 임플란트를 사용한 병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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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A사는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원인을 분석하던 중 자사 제품을 카피해 의료기관에 납품하는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브랜드명은 물론 시리얼 번호까지 그대로 베꼈다.
A사 관계자는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서 이런 사례가 또 있을 수 있어 경찰에 수사 확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짝퉁 제조업자는 수년간 강원도 원주 등지에서 정품 의료용 임플란트를 본떠 만든 짝퉁을 개인 정형외과에 납품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척추와 인공관절 등 비급여 수술에 이 같은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급여 시술 시 들어간 약품 및 재료 등을 상세히 기록하지 않는 의료체계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한번 시술에 들어간 재료가 정상제품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관리 감독이 쉽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짝퉁 임플란트는 안전성 검증을 받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체 내 알레르기나 거부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정상적인 의료기기인지 확인하려면 재수술이 필요해 확인도 어렵다.
보건당국이 비급여에 대한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짝퉁 임플란트가 유통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의무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어 저가의 불법 짝퉁 임플란트를 사용할 유혹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