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채권 정리..재무건전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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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보람 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년만에 (당기순이익)흑자전환에 성공,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증권가 일각에선 다소 실망감도 흘러나온다. 회사 측이 호실적을 기회로 과도하게 미수채권을 손실 처리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미수채권 부담을 상당부분 털어내며 향후 실적 기대감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4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중국 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매출채권 150억원을 지난해 대손처리하면서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중국 업체들이 FAT(Final Acceptance Test) 명목으로 지불하지 않은 전체 공급가액의 10% 가량을 매출채권으로 기록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이 중 상당부분을 대손처리했다"고 설명했다.
FAT란 국내 장비제조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납품계약을 할 때 계약조건으로 들어가는 '최종승인시험'을 일컫는다. 중국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전체 공급가액의 10%를 FAT 명목으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가 납품과 FAT가 모두 완료되면 이를 지불하는게 업계의 관행이 돼 왔다.
하지만 일부 중국 업체들이 FAT 완료시점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미루면서 국내 장비업체들이 이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 2010년부터 태양광소재 사업이 침체되면서 일부 FAT 관련 대금을 받지 못했던 것.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면서 1년동안 150억원 가량을 대손상각했다. 특히 4분기에는 그 규모가 80억원에 달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31억원, 2013년 2억원 규모의 대손상각을 했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실제 이익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이뤄지던 대손 처리가 이번 대규모 상각까지 이어지며 중국 쪽 미회수 매출채권은 현재 약 20% 가량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잔량에 대해 회사측은 "특정 고객사의 매출과 관련돼 있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도 회수 노력을 계속 펼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상각은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1월 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말 현재 비유동 매출채권은 64억4990만원, 유동 매출채권은 475억820만원이다.
주성엔지니어링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 및 실제 발표 실적(단위: 억원, %) <자료=에프엔가이드> |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큰 폭의 외형성장을 나타내긴 했지만 이번 대손처리로 실적은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지난 16일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2억7410만원으로 전년 대비 59.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3.7% 늘어난 1756억3790만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이익은 76억994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4일 보고서를 내고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75억원, 1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미래에셋증권도 7일 보고서에서 영업이익은 172억원, 당기순이익은 110억원으로 내다봤다. 또 유안타증권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180억원, 111억원으로 기대했다.
2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한 증권가의 기존 컨센서스와 실제 영업이익간 괴리율은 11%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예상보다 30% 적게 발표됐다.
회사측 관계자는 "OLED 사업에 대한 고객사들의 투자가 증가했고 신규 품목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며 "이번 대손처리로 외형상 이익률이 낮아졌다고 보일 순 있지만 악성채권 정리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기여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