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 ‘귀향’이 국민적 관심을 얻고 있다.
조정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귀향’은 가슴 시리고 아프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하는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1943년, 천진난만한 소녀들이 일본군에 끌려가 겪었던 고통과 한 많은 에피소드를 절절하게 담았다.
개봉 전부터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영화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4일 개봉일 ‘귀향’은 전국 15만4728명(누적 16만578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를 석권했다. 예매율 역시 25일 오전 9시 기준 2위 ‘데드풀’(15.5%)을 누르고 26.5%를 기록, 흥행을 예고했다.
‘귀향’에 쏠린 뜨거운 관심은 우리의 아픈 과거를 다뤘기에 더 반갑다. ‘귀향’은 국민들이 참여하며 개봉관이 늘어난 유례가 드문 작품이다. 배우 윤소정, 오지혜와 이현세 화백 등 유명인사들도 캠페인에 참여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특히 지난 14일 일본에서 실시한 후원 시사회가 뜻 깊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던 현지 관객은 “일본에서도 개봉했으면 좋겠다” “일본 국민들이 모두 봐야할 영화”라며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했다.
‘귀향’이 엄청난 관심을 얻고 있지만 시작은 미미했다. 조정래 감독이 이 영화를 기획했을 때 제작비 20억 원이 없어 발로 뛰며 투자를 유치해야 했다. 당연히 흥행성이 떨어진다며 여러 군데에서 난색을 표했다. 다행히 ‘귀향’이 뜻 깊은 내용을 다뤘다는 소문이 나면서 7만5000여 시민이 나섰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소중한 제작비가 모였고 손숙을 비롯한 ‘귀향’ 속 배우들은 흔쾌히 노개런티 출연에 나섰다.
영화의 한자 제목을 '귀향(歸鄕)'이 아닌 '귀향(鬼鄕)'으로 정한 제작진의 속내가 제법 묵직하게 다가온다. 일본의 진정한 사죄 없이 피해 할머니들의 눈물이 오늘도 마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 국민들이 후원해 만든 영화 '귀향'은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uma82@newspim.com)·사진=(주)와우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