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이사장 출신…문현금융단지 있는 부산 남구갑 출사표
[편집자]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증시폭락 등으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4· 13총선을 계기로 정치권에 입문하겠다는 관료와 기업 출신 경제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뉴스핌은 20대 총선에서 주목받는 여야의 '경제통'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인터뷰 기획을 마련했다. 정치입문을 결심한 '경제통'들의 출마배경과 경제비전 등을 살펴본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한 금융공기업들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수익의 일정부분을 지역에 재투자케 하는 '지역재투자법(CRA)'을 제정하겠다. 남구가 부산의 중심임에도 문현동은 소왜돼 있고 최고 낙후된 지역이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재투자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
오는 4월 총선에서 금융허브 부산을 대표하는 문현금융단지가 있는 남구갑 출마를 선언한 이정환 한국거래소 전 이사장의 출사표다. 문현금융단지에는 한국거래소와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입주해 있다.
이정환 한국거래소 전 이사장 |
이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는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지역재투자법이란 금융권이 지역 사회에서 수신한 예금을 해당 지역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도록 한 법"이라며 "미국에선 지역재투자법을 통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재투자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문현동 주민들이 지역재투자법을 이용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문현종합복지문화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 예비후보가 부산 남구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인연 때문이다. 그는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금융공기업들이 문현금융단지가 있는 부산 남구(갑)에 입주해 있어 이 곳을 출마할 지역구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당 후보로 출마한 배경을 묻자 "내 정치적 비전은 더민주가 경제정당으로서 내세운 슬로건인 성장과 분배를 함께 하는 것과 뜻이 같다"며 "성장과 분배를 함께 하는 성장정책 변화에 앞장서겠다"고 답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선 "현 정부 집권 동안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정치적 결과물"이라며 "소득, 고용, 성장의 측면에서도 어려운데다 국민의 소득을 증가시켜 국민경제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예비후보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한국경제가 특히 저금리와 수출중심 정책으로 대외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여 대외 환경변화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벤처를 위한 보호장치의 부재가 강소기업의 배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역에서부터 경제정책을 변화시켜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소위 경상도 토종 '보리문둥이'가 왜 더민주 남구(갑) 지역위원장인가 묻는 사람이 많다"며 "그때마다 더민주가 지향하는 정책 방향, 즉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보다 더 좋은 정책이 또 있느냐고 반문한다"고 역설했다.
이 예비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와는 부산 서구에서 함께 학교를 다닌 고등학교 친구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2012년 제가 출마하기 전까지는 남구갑에서 야당 후보가 출마한 사례가 없었다"며 "이 지역은 구청장을 비롯한 시의원이나 구의원도 거의 없던 지역으로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지역구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 남구갑 현역 국회의원은 3선인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다. 이 예비후보는 새정연 남구갑 지역위원장으로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해 김정훈 의원과 자웅을 겨룬 바 있다. 최근 20년간 치러진 총선에서 야권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했지만 결국 패배했다.
낙선의 상처를 극복하고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이 예비후보는 "정치신인으로서, 그리고 야당후보로서 매우 어려운 곳임이 분명하다"면서도 "나라살림을 담당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출신의 경제전문가가 나서서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이 예비후보는 재정경제부와 국무총리실 등 경제금융정책과 자본시장 현장에서 일하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스스로를 '예산경제통'이라고 평가한 이 예비후보의 꿈은 그동안 경제정책 및 금융산업 현장에서 축적해온 전문지식과 경험을 정치현장에서 펼치는 것이다.
그는 경제 및 금융정책 외에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입안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남북문제도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생산기지로 만들어진 개성공단이 국내총생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하는 것을 우리는 봤다. 남북경협 확대는 우리의 경제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경제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경제정책을 수행하기 어려운 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6년은 유가하락과 중동분쟁 등 국제 경제환경이 좋지 않다"며 "항상 경제는 어렵다고 느끼지만 현 정부가 지금과 같은 재벌우대 정책으로 경제정책 수행을 한다면 올해 경제도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적인 정치 신념을 묻는 질문에는 영국 제1야당 당수인 제레미 코빈의 말을 인용했다. "정책은 보다 친절해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돌보는 사회가 돼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