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영업익 모두 감소…시장점유율도 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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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난해 라면업계가 2조원 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라면업계 강자이던 삼양식품이 유독 바닥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점유율은 물론 매출과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줄곧 라면브랜드 판매 순위에서 상위를 지켜왔던 주력 제품인 ‘삼양라면’과 ‘붉닭볶음면’ 역시 경쟁사의 신제품에 밀려 뒤처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추락을 제품 개발력의 한계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 업계 1위인 농심의 점유율이 2014년 62.4%에서 지난해 61.6%로 0.8%p 감소했지만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그 두 배가 넘는 1.9%p가 줄어든 11.4%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4년 2위 자리를 내준 오뚜기와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오뚜기의 점유율은 지난해 1.9%p 신장한 18.3%를 기록했고, 업계 4위 팔도도 지난해 0.6%p 오른 8.7%의 점유율을 기록해 삼양식품과의 격차를 더욱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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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시된 삼양식품의 라면 제품, <사진=삼양식품> |
삼양식품의 제품 순위도 전반적인 하락세다. 2014년 라면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했던 ‘삼양라면’은 지난해 6위로 밀려났고 같은 기간 9위였던 ‘불닭볶음면’은 12위로 하락했다.
이런 주력제품 부진은 이 회사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44억원, 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1%, 2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4억원으로 전년 대비 94.4% 줄었다. 라면업계가 지난해 각종 신제품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잖은 충격이라는 평가다.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라면을 최초로 생산한 기업으로 전통적인 라면업계의 강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바닥을 알 수 없이 추락하고 있는 셈.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기존 라면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제품 출시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인해 실적이 전반적인 악화를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이같은 추락은 제품 개발 능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한해 경쟁사들이 다양한 신제품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상황에 삼양식품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다 할 신제품은커녕 미투(me too)제품 출시에만 바빴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투제품은 타사의 히트작을 모방한 유사제품을 일컫는다.
실제 삼양식품이 지난해 출시한 라면은 총 4종으로 ‘허니치즈볶음면’, ‘갓짜장’, ‘갓짬뽕’, ‘어뎅탕면’ 등이다. 이 중 ‘허니치즈볶음면’은 지난해 ‘허니버터칩’의 유행에 편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갓짜장’ 역시 농심의 ‘짜왕’의 히트 이후 출시된 미투제품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갓짬뽕’ 역시 지난해 10월 오뚜기 ‘진짬뽕’ 호평을 받자 한달 뒤인 11월에 출시된 제품이다.
그나마 ‘어뎅탕면’은 미투제품으로 꼽히지 않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지난해 트렌드가 된 짜장, 짬뽕 제품을 주요 4사 중 가장 늦게 출시하는 등 트렌드에서조차 한발 뒤처지고 있다”며 “경쟁사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높은 신제품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반면 삼양식품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