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세계 최대의 명품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글로벌 명품 업계의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5일 미국의 명품 가방 업체인 코치(Coach)가 중국인 유명 인사의 영입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코치의 이번 인사 발표는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현지 전문가를 통해 중국 시장에 맞는 전략을 구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명품 업계 전반으로 '중국인 모시기'가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의 이사가 된 룽위 <사진=바이두(百度)> |
코치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중국인 이사는 중국에서는 여성 벤처 투자가로 유명한 룽위(龍宇·사진)다. 룽위는 현재 독일 미디어 그룹인 베르텔스만(bertelsmann) 중국 본부의 CEO이자 베르텔스만의 아시아 투자펀드(BAI)의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그녀는 2011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의 차세대글로벌리더(YGL)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WEF의 매체·엔터테인먼트와 정보감독위원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1996~2003년 쓰촨성 방송국에서 제작자와 수석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룽위는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미모와 실력을 갖춘 재원으로 유명하다. 미국에 상장한 다수의 중국 기업이 룽위의 투자와 경영 지원을 통해 성장했다.
코치의 최고 경영자인 빅터 루이스(Victor Luis)는 "룽위 여사는 탁월한 비즈니스 후각과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지녔다. 여기에 미디어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았고, IT분야에서도 정평이 난 전문가여서 글로벌 현대화 명품 브랜드를 지향하는 코치에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고위 임원에 중국인을 영입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여서, 이번 룽위의 코치 합류는 중국 사회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시장 전문가들은 '콧대 높은' 외국 명품 업계가 중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게 된 것은 중국 시장 내 매출 급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코치에 있어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뒤를 잇는 3대 시장이다. 특히 중국은 3대 시장 중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곳이어서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인의 명품 소비력은 이미 전세계 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2015년 중국인은 전세계 명품의 46%를 사들였다. 전문 연구기관이 발표한 '2015 중국 명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이 2015년에 명품 구매에 사용한 돈은 1170억달러(원화 약140조49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가 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해외 명품 브랜드의 중국 내 매출액은 급감 추세다. 코치는 2012년 3분기 중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60%까지 늘었지만 이후 40%,25%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2015년 3분기에는 매출 증가율이 10%로 뚝 떨어졌다. 위안화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매출액 증가율은 한 자릿수(8%)에 불과하다.
명품의 중국 내 소비 감소는 중국인 해외 여행객의 면세점 소비 증가 등과 관련이 있다.
결국 명품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늘리면 매장을 줄이고 핵심 상권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치가 새해 들어 명품 업계로는 드물게 중국인 유명 인사를 이사로 영입한 것은 명품 업계의 또 다른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명품 업체가 중국인 전문가와 유명 인사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차이푸품질연구원(財富品質硏究院) 저우팅(周婷) 원장은 "해외 명품 브랜드의 중국 시장 담당 고위 임원은 줄곧 외국인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 매출 급감 이후 명품 업체가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한 통제력, 영향력 그리고 현지의 인맥과 행정 자원 관리 강화를 위해 중국인 전문가와 유명인사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명품 기업 내 중국인 고위 임원의 증가는 중국 시장은 물론 전세계 시장에서도 '차이나 파워'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중국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