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채권 상품 모두 손실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2015년 미국 금융시장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자산은 현금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투자 자산으로 꼽히는 주식과 채권, 상품 그리고 현금 가운데 가까스로 손실을 면한 현금 자산이 선두를 기록했다.
나머지 주요 자산은 일제히 손실을 기록, 2015년이 투자자들에게 팍팍한 한 해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간 수익률 기준으로 현금이 승리한 것은 80년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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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2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비안코 리서치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금 자산은 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상품시장에 투자한 이들은 커다란 손실을 떠안았다. 국제 유가의 손실만 연초 이후 32%에 달했고, 연중 고점 대비 낙폭은 41%로 집계됐다. CRB 상품지수 역시 연초 이후 25% 떨어졌다.
채권시장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가 연초 이후 0.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셰어 아이복스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는 올들어 10%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주식시장은 수익률을 떠나 현기증을 느끼게 하는 변동성만으로도 투자자들이 곤욕을 치렀다.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1% 떨어진 상태. 다우존스 지수는 2.3% 내렸고,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5.6% 하락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5.6% 상승했지만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불리는 소수 종목이 지수 상승을 주도해 개별 종목 베팅에 적중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올해 초 1년 만기 CD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얻은 수익률이 주식이나 채권, 상품시장에 베팅한 이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지난주였지만 양적완화(QE)를 종료한 지난해 10월 이후 이미 위험자산이 하락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전략가는 “연준이 QE를 종료한 데 이어 이제 금리인상 사이클로 본격 진입했다”며 “투자자들은 하나같이 안전한 자산을 찾고 있지만 자금을 묻을 만한 곳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투자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여지가 높은 만큼 위험자산의 상승 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