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달러화 강세 정도를 가늠하는 무역가중 달러지수가 1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예상 수준의 미국 금리 인상에 시장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만 강달러 기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3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22일 기준 무역가중 달러지수(Trade Weighted U.S. Dollar Index)는 122.94로 지난 2003년 4월 8일(123.0) 이후 12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무역가중 달러지수란 미국과 무역 거래를 많이 하는 멕시코나 중국, 캐나다 등 국가의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외환가치를 가중 평균화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달러지수는 유로화(60%) 등 주요 선진국 통화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반면, 무역가중 달러지수는 상대적으로 신흥국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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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
달러 강세는 미국에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내수 비중이 크다는 특성이 있지만 수출 관련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서다. 연준 금리인상의 걸림돌인 셈이기도 하다.
12월 FOMC 후 성명서에서도 우회적으로 달러 강세를 언급했다. 성명서에는 '물가 상승도 FOMC의 장기 목표인 2%보다 낮은 수준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과 비에너지 수입 가격이 하락한 것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수입물가 하락을 언급했는데, 그 기저에는 달러 강세가 주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달러 강세가 연준 관심에서는 다소 멀어진 듯하단 의견이 다수다. 이에 이번 FOMC가 매파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에 최소 3회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충분해보인다는 주장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2월 FOMC 등을 보면 연준의 스탠스가 생각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주요 지수로 보고 있는 무역가중 달러지수가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부담을 내비치기 보단 경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에 3~4번 금리 인상을 충분히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준 스탠스는 현재 달러 강세 수준이 한계치에 도달했단 판단때문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잠시 반등하던 유로화 등 주요 통화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만 보더라도 12월 FOMC 전후 1184원 수준까지 올랐다가 점차 하락해 이날 1173.1원으로 마감했다.
앞선 장 연구위원은 "연준은 달러가 더이상 가파르게 강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충분히 선반영했단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과거 경험을 보더라도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였을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강세 기대가 완화되는 듯하다"며 "그간 환시가 미국 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달러화는 강세보단 조정 장세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