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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살이' 증권사 임원 "남고 싶다 전해라~"

기사입력 : 2015년12월16일 15:03

최종수정 : 2015년12월16일 18:07

[뉴스핌=박민선 기자] "날데리러 오거든 ○○한다고 전해라~"

최근 백세인생이라는 노래가 뜨겁다. 단순하고 재미있는 가사, 그리고 그 안에 '장수'라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맛깔나게 표현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이다. 지금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을 더 오랫동안 지키고 싶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

기업의 '꽃'이라 불리는 임원들 역시 '장수'에 대한 욕구는 다르지 않다. 각자 남아야 하는 이유는 다르더라도 목적은 오직 하나, 살아남는 것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인사 시즌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이미 한차례 칼바람이 휩쓸고 간 곳도 있지만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한국투자증권과 올해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를 포함해 상당수 증권사들은 여전히 긴장감 속에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각 증권사의 경영이사, 사외이사, 비등기임원을 포함한 임원은 약 860여명에 달한다. 불과 3년전만해도 1000명이 넘었지만 시장 부침에 휩쓸리며 하나둘씩 자리를 내주고 떠났다.

대부분 증권사 임원들은 대부분 승진 혹은 이직 이후 첫 2년을 빼고는 1년 단위로 계약서를 다시 쓴다. 최상위에 있을 뿐 '고급진' 계약직이 이들의 현실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증권가의 평균 연령이 더욱 낮아지면서 인사한파에 대한 공포는 한층 커졌다. 일례로 상무급에 해당하는 리서치센터장들 중에서 70년대생들을 찾기 어렵지 않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령층의 임원들에게 더 빨리 밀려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이른 나이에 임원이 되는 이들 역시 그 부담과 불안감은 커진다.

실제 불과 몇년전만해도 젊은 나이에 임원 승진이라는 이유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기자가 아는 A임원은 이번 인사에서 밀려났다. 5년간 자리를 유지했지만 아직 50세도 채 되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에 대해 "젊고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아쉽다"고 했다. 그는 "인사라는 것이 늘 그렇듯 회사 내부 경영 방침이나 컨셉 변화 등에 따른 결과였던 것 같다. 다만 그도 젊은 나이니 다른 곳을 찾지 않겠느냐"면서도 "여의도 임원들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니 (나도 그렇고) 해봐야 몇년이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중학생 딸을 둔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내년에도 시장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연말 인사를 앞두고 불안감이 더 크다"며 "은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늘 말씀드렸지만 여의도의 은퇴는 유난히 더 빠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임원 승진하던 날부터 (은퇴 후에 대한) 고민은 늘 있었지만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새 연말이 오더라"면서 "누구도 자신할 수 없고 '당연히'가 없는 게 인사 아니냐"고 표현했다.

일각에선 요즘같은 증권업계의 칼바람이 지속된다면 인재 이탈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시가 수년째 제자리를 맴돌면서 각 증권사들은 수익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자신만의 생존비결을 터득한 증권사는 그리 많지 않다.

한 증권사 임원은 "수십년간 여기서 일해온 이들조차 하루 아침에 잘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 젊은 친구들이 이 업계에 메리트를 느낄 수 있겠냐"며 "우리나라 증권산업이 좀 더 발전하고 탄탄해지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전해왔다.

며칠전, 1월에 점심 한끼 하자는 기자의 말에 "1월까지 내가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하며 웃던 한 증권사 전무의 말이 계속 귓가를 맴돈다. 여의도의 매서운 칼바람이 부디 그를 피해가길 바랄 뿐이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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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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