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도국 존폐 찬성 여부 관문 될 듯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정부 무역대표부 대표가 도하라운드 폐기를 공식 요구했다.
지난 13일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제는 세계가 도하 라운드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가 됐다"면서 "우리는 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WTO의 새로운 장을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프로만 미국무역 대표 <사진=미국무역대표부> |
미국의 이 같은 판단엔 도하라운드가 그동안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다양한 무역 자유화를 지향하며 출범한 도하라운드는 국가간 농산물 보조금 지급과 수출 보조금 관련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않은 상태다.
프로먼 대표는 "2001년 도하라운드가 출범했을 당시 미국과 EU(유럽연합)의 농산물 보조금을 깎는 데 집중해왔지만, 오히려 가장 큰 보조금을 받는 신흥 국가들은 보조금 삭감에서 면제됐다"면서 "도하라운드가 출범한 지 14년이나 지났지만 지켜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의견을 오는 15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릴 WTO 각료회의에서 주장할 예정이다.
EU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미국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태다. 이번 각료회의를 기점으로 포괄적 협상인 도하라운드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산업 부문 논의에 집중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개도국들은 개도국 지원을 중시하는 도하 라운드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이 같은 선진국들의 입장이 이번 협상에서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WTO 결정은 16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도하라운드 협상 진척이 오랜 시간 걸린 사실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아프리카의 시각에서 도하라운드 존폐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FT에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