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한 때 300포인트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확대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유럽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팔자’가 확산, 뉴욕증시 역시 동반 하락했다.
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252.01포인트(1.42%) 하락한 1만7477.6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9.89포인트(1.44%) 내린 2049.6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85.70포인트(1.67%) 하락한 5037.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S&P500 지수의 낙폭은 2개월래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ECB 회의에서 정책자들은 양적완화(QE)의 규모를 월 600억유로로 유지하는 한편 종료 시한을 2017년 3월로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회의에 앞서 ECB의 자산 매입이 2018년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과감한 바주카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
향후 경기 악화에 대비해 추가로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일단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자산가격에 적극 반영했다.
이날 장중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3% 가까이 뛰는 등 강세를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팔자’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로버트 파블리크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 전략가는 “ECB 회의 결과를 접한 투자자들은 연준의 행보로 관심을 옮겼다”며 “미국 경제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 달러화 상승이 주춤할 경우 추가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달 금리인상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날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그는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근접했다고 평가하고, 물가 역시 중기 목표치인 2.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할 때마다 투자자들은 강한 경계감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날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역시 이날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6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늘어난 동시에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1000건 웃돌았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9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8.0을 밑돌았다. 이는 또 전월 수치인 59.1에서 상당폭 떨어진 수치다.
반면 10월 공장주문은 1.5% 증가하며 3개월반에 반전을 이뤘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증시가 뚜렷한 방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동성이 상승하는 가운데 주가는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1% 이내로 떨어졌고, 에어로포스테일이 20% 매출 급감을 악재로 25%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