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ECB 추가완화 더 중요…원유 반등 가능성도 낮아
[뉴스핌=김성수 기자]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쏠림이 이전보다 약하다는 점을 들어 증시 및 채권시장에 미칠 충격도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유럽 증시는 이번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뉴욕 증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역을 비행 중이던 러시아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터키군에 의해 격추됨에 따라 양국간 외교적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터키 언론 하버투르크 TV가 공개한 전투기가 추락하는 모습. <출처=AP/뉴시스> |
현재 터키 남부 공군기지에는 미국 공군이 주둔해 있다. 러시아가 터키에 반격을 가할 경우 3차 세계대전이 터질 위기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챈들러는 "이번 일은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다르다"며 "시장은 이전보다 정교하게 움직이고 있고, 터키 증시 급락은 단기 트레이딩 재료에 그칠 뿐"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금리인상 등 굵직한 재료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터키 충격을 완화할 요소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달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4%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말 50%보다 높아진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164명 응답자 중 81%가 내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챈들러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12월에 금리인상을 할 것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시장은 단기 트레이딩 전략에 맞춰 움직이겠지만 미국 금리인상 등이 더 중요한 재료"라고 말했다.
조지 곤클라브 노무라증권 금리전략 부문 대표도 채권시장이 터키 재료보다는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전에는 지정학 위험이 발생했을 때 채권 등 안전자산에 쏠림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움직임이 다소 미약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파리 테러와 터키 격추 등 위기가 확대될 경우 시장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채권시장이 이전과 달리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같은 우려는 다소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가 3% 넘게 급등하며 터키발 충격에 가장 크게 반응했으나 장기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역시 낮다는 지적이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애널리스트는 "터키에서 지중해까지 원유 주요 수송관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유가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블랑시 BofA 글로벌 원자재 및 파생상품 부문 책임자는 "이번 사건으로 전체적인 시장 추세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초기에는 원유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원유 수요에 타격을 미치면서 유가를 다시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