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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지 않은 '오 마이 비너스' '타인의 취향' '엄마가 뭐길래'…반복되는 아이템, 왜?

기사입력 : 2015년11월20일 08:07

최종수정 : 2015년11월20일 08:07

11월 새롭게 시작한 KBS 2TV '오 마이 비너스', JTBC '타인의 취향', TV조선 '엄마가 뭐길래' <사진=각 포스터>

[뉴스핌=황수정 기자] "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들을 보면, 과거 큰 임팩트를 남겼던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KBS 2TV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 JTBC '타인의 취향', TV조선 '엄마가 뭐길래' 등이 타 프로그램과 익숙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
 
지난 16일 첫 방송된 KBS 2TV '오 마이 비너스'는 배우 소지섭, 신민아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에서 신민아는 3시간에 걸친 특수분장을 통해 이중턱과 두툼한 뱃살을 자랑하는 몸꽝으로 변모한다. 파격적인 변신이지만, '역변'이라는 콘셉트에서 최근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의 곱슬머리와 홍조로 망가진 황정음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역변'이라는 콘셉트가 유사한 '오 마이 비너스'의 신민아와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사진=KBS 2TV '오 마이 비너스'·MBC '그녀는 예뻤다' 캡처>
 
'오 마이 비너스' 김형석 PD는 신민아가 뚱뚱해진 후 다이어트를 하는 설정에 대해 "단순히 몸을 날씬하고 예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신민아 역시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아직 방송 초반이지만 신민아의 뱃살 굴욕과 망가진 연기가 가장 주목받고 있고, 남자 주인공 소지섭과 로맨스에 대해 더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방송 이후 "뻔한 전개가 보인다" "신선하지 않았다" "신민아가 뚱뚱해도 예뻐서 몰입이 안 된다" 등 시청자 반응도 시큰둥하다. 이에 추상적인 주제가 드라마에 잘 녹아날 지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JTBC '현생인류보고서-타인의 취향'에서는 MBC '나 혼자 산다'의 분위기가 풍긴다. '타인의 취향'은 스타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유병재, 유세윤, 장진, 스테파니 리, 갓세븐의 잭슨이 출연한다. '취향'이라는 주제로 이들의 일상 속 독특한 취미와 행동을 공개한다는 콘셉트지만, 정작 무엇이 다른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유사한 콘셉트의 JTBC '타인의 취향'과 MBC '나 혼자 산다', JTBC '유자식 상팔자'와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위 상단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프로그램 캡처>
 
'타인의 취향' 김형중 PD는 "예능에 내레이션 등 다큐멘터리 요소를 더해 행위를 객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다. 이들은 혼자 살지 않을 뿐, 먹고 놀고 친구와 만나는 일상이 특이하지 않다. 오히려 가수 김동완이 '나 혼자 산다'에 첫 출연했을 당시 공개했던 드론, 산악바이크, 피규어 등 취향이 더 많이 화제가 됐다. 출연자들의 일상에서 시청자들이 독특하다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빨리 등장해야 한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TV조선 '엄마가 뭐길래'는 사춘기를 겪는 자녀와 엄마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사춘기 자녀와 부모의 세대 차를 해결하기 위한 토크쇼 JTBC '유자식 상팔자'에서 일부분만 떼온 느낌이다. 부모와 자녀가 아닌 엄마와 자녀로 경계를 좁히고, 토크를 인터뷰로 대체한다. 단, 사춘기 자녀와 갈등 속에서 엄마에게만 집중해 엄마의 역할과 책임감, 잊고 지냈던 부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하는 힘은 더 낫다. 
 
스타들의 신변잡기를 파헤치는 콘셉트의 토크 프로그램들. <사진=MBN '아궁이'·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TV조선 '호박씨' 홈페이지>
프로그램 콘셉트의 유사성은 특히 종합편성채널에서 많이 목격된다. MBN '엄지의 제왕'과 채널A '나는 몸신이다'는 건강을 위한 일반인의 노하우를 소개하고, MBN '나는 자연인이다'와 채널A '갈 데까지 가보자'는 오지에서 살고 있는 일반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MBN '아궁이', TV조선 '호박씨', TV조선 '풍문으로 들었쇼'는 스타들의 루머부터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파헤친다. 채널을 돌려도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은 현실이다.
 
이에 대해 방송 관계자는 "종편은 지상파보다 토크 중심의 스튜디오물이 많다. 또 주 시청자층의 연령대가 높다보니 아무래도 건강 관련 아이템이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기존의 안정적인 시청률 확보를 위해 유사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무한 반복되는 아이템으로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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