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15일 달러/원 환율이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기대 속에 16원 이상 급락하며 1130원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증시 호조와 한국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더해진 영향도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6.6원 내린 1130.2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10일(1129.7원) 이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장중 하락폭으로도 지난 8월 13일(16.80원 하락) 이후 2개월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전날보다 8.8원 하락한 1138원에서 시작한 이날 달러/원 환율의 고가는 1139.2원, 저가는 1129.9원이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전후 미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석되고 있다. 전날 밤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도 시장전망치(-0.2%)보다 부진한 0.5% 하락을 기록했다.
이에 역외 달러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서울환시 개장 직후 달러/원 환율은 10원 가까이 하락했다. 오전 중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도 환율 낙폭을 심화시킨 요인이 됐다. 이후 롱스탑 출회로 꾸준히 밀리는 분위기였다. 하단에서 당국이 개입으로 레벨을 지지하려는 듯했으나 원화 뿐 아니라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인 강세가 지속돼 환율 하락세가 제어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69억 순매수한 가운데 중국 증시가 호조를 보인 점도 하락 우호적이었다. 중국 상하이 지수는 이날 2.32% 상승한 3338.07로 마감해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까지 진입시도를 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소멸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숏포지션을 잡기도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환율이 1150원까지 오른 것을 두고 추세 반전인지 일시적인 반등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숨고르기 차원의 기술적인 반등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어제 미국 지표가 안좋게 나오니 중국 지표 부진은 묻혀버린 셈이 됐다"며 "당국에서 환율 하단에서 받치는 분위기였는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했던 시나리오라 한 차례 출렁이긴 했어도 큰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기대가 컸고 원화시장에서도 3분기 지표가 잘나온 점도 하락 영향으로 작용했다. 아시아 통화와 유로화도 강세를 보였다"며 "달러 지수는 어제 종가기준으로 93.9이었는데, 이는 60주 이평선(93.0)과 비슷한 수준으로 7주내 최저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환율은 200일 이평선인 1124원에서 일차로 지지될 것으로 보이며, 1100원선에서는 강하게 지지될 수 있어 보인다"며 "변동성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