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사모펀드실 등 기업구조조정 업무로 역할 재정립
[뉴스핌=윤지혜 기자] 국내 IB(투자은행)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던 KDB산업은행의 영역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간 산은이 민간업체와 경쟁해온 상업적 영역을 재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산은의 자본시장부문 산하 M&A(인수합병)실과 사모펀드(PEF)실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말 예정된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에서 산은이 민간과 경합해 생기는 상업적 기반의 업무는 점차 축소하고 기업구조조정에 국한한 업무로 제한하는 뱡향으로 구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태스크포스(TF) 등이 정해지지 않아서 구체적인 업무 간 이동에 대해 답하기 어렵지만 큰 그림에서 IB 업무를 재편하는 방향은 맞다"고 했다.
그간 산은은 국책은행인데도 불구하고 민간 영역의 PEF와 직접 경쟁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산은이 운용하는 PEF는 지난해 말 약정 기준 6조4000억원으로 국내 2위 규모다.
M&A 업무도 마찬가지다. 산은은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오는 매물에 대해 다른 증권사와 경합해 주관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한 증권사 IB의 고위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IB영역에서 몸집을 키우는 것은 정부가 주장하는 국내 IB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산은이 IB업무를 독점하다시피 해 시장의 불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사모펀드실은 1실과 2실로 나뉘어 있다. 사모펀드 1실은 사모펀드의 운용주체(GP)나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하는 업무를 하고 있으며, 2실은 대우건설과 같이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을 PEF를 통해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사모펀드실을 하나로 통합하거나 1실 업무를 조정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PEF 관련 외 다른 IB업무와 기업구조조정 업무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또한, 산은이 구조조정 업무를 맡게 된 유암코에 구주인수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로 참여하면서 기존 기업구조조정 역할은 유지될 방침이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유암코의 구조조정전문회사로서 역할은 기업을 어떻게 파는가이다"며 "채권은행으로서의 산은 역할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기능에서 산은 영역이 줄어들거나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직접 투자 형태로 128개의 자회사를, 사모펀드(PEF) 투자조합 등에 간접투자의 형태로 160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