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셰어즈 ETF 'DVY', 편입종목 10배 넘게 폭락
[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달 글로벌 증시 혼란에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급락세를 연출하면서, 관련 시장에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자체적으로 ETF 결함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지난 13일 블랙록은 최근 발생한 ETF 시장의 혼란 사태에 대해 뭐가 문제인지를 찾기 위해 조사하는 중이란 사실을 시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ETF 부문에서만 32억6000만달러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29%에 이르는 규모다. ETF 시장의 다른 주요 강자로는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와 뱅가드그룹 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ETFGI에 따르면 미국 ETF시장은 10년 전만 해도 규모가 30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조달러가 넘는다. 또 NYSE그룹의 분석에 의하면 현재 뉴욕증시 거래물량 중 25% 이상을 ETF 거래가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그 비중이 15% 미만이었다.
팩트셋에 따르면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셀렉트 디비든드(배당) ETF(종목코드: DVY)는 지난달 24일에 35% 폭락하면서 장중 하한가를 기록했다. DVY에 편입된 종목들이 2.7% 하락한 것보다 10배가 넘는 낙폭이다.
최근 5개월간 아이셰어즈 셀렉트 디비든드(배당) ETF(종목코드: DVY) 가격 추이 <출처=아이셰어즈> |
ETF 시장의 급변동 장세는 배당 ETF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라이언 위벌리 자산 매니저는 아이셰어즈 코어 S&P 스몰캡 ETF가 15% 급락하면서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을 때 매수 주문을 냈었다. 그런데 위벌리가 낸 주문이 체결됐을 때는 ETF 가격이 30% 넘게 떨어진 후였다.
깜짝 놀란 위벌리 매니저는 지난 2010년 5월 플래시 크래시 사태처럼 거래가 당연히 취소됐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매수 주문은 정상적으로 체결돼 있었다. 당시 플래시 크래시 당시 일부 자산은 매수 주문 후 가격이 60% 이상 떨어졌는데,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들 자산에 대해 거래를 취소시킨 바 있다.
위벌리는 "(우리 주문을 받아준 상대 측에서는) 분명히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짐 로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SPDR ETF 부문 대표는 "ETF 가격과 포함 종목 가격을 비교해 보고 나서 경악했다"며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워싱턴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롭 윌리엄스는 ETF 급락에 따른 충격으로 ETF 상품 투자를 기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모린 오하라 코넬대학교 금융학과 교수는 "ETF 급락 사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뮤추얼 펀드는 가격이 연말 책정되기 때문에 이 같은 변동장세의 충격이 차단되는 반면 ETF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ETF 시장 관계자들은 과거 플래시 크래시 사태 때도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회복되었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너무 급히 손절 매도에 나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