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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문화산업 육성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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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업계의 공멸." 지난 2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석유화학업종의 선제적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업계의 공급 과잉 문제를 두고 한 발언이지만 '공멸(共滅)'이라는 단어가 요즘 말로 '어마무시'한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제조업 구조의 한계는 이번 발언의 배경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실 한계에 직면한 제조업은 석유화학뿐만 아니라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수출 주도형 제조업 전반이다. 그동안 제조업 구조가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었지만, 이제는 역설적으로 한국경제의 공멸을 우려할 정도로 걱정의 중심이 된 셈이다.

최근 몇 년간 재계의 화두가 '미래 먹거리'가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존 국가 대표 경쟁력으로 꼽혀오던 제조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뒤처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업종을 불문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주요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 헬스, IT 등 다양한 업종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CJ그룹의 문화산업 육성책이 주목을 끄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저성장 시대가 현실화되고 전반적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거의 유일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문화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성장동력이던 제조업의 성장은 중국의 추격으로 그 곡선이 꺾인지 오래다. 2000년 이후 세계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7~3.0% 수준에 불과한 반면 2000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3.9%의 중국은 2013년 12.1%를 넘어섰다.

2003년 기준 글로벌 점유율 41%를 점했던 한국 조선은 10년만에 31%로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중국은 14%에서 35%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자동차시장의 점유율은 지난 10년 간 5%에서 10%로 2배가량 성장했지만 중국이 같은 기간 5%에서 13%로 신장하면서 우리나라를 따돌렸다.

이에 반해 국내 문화산업 시장은 매년 8% 이상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2009년 67조원에 불과하던 문화산업은 지난해 97조원까지 신장했다. 주목할 점은 문화산업이 단지 업종의 호재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화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파급효과다. 한국의 문화가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한국 브랜드가 강화되고 이에 대한 유관 산업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류 검색량이 급증한 2009년 이후 화장품 수출이 급증했다는 점이 그 반증이다. 최근 한류열풍은 4조1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왔지만 관련 산업의 파급력은 생산유발효과가 8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불경기에 거의 유일한 성장동력을 보이면서 동시에 관련 산업에 전반적인 신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용 없는 성장'→ '중산층 붕괴'→ '내수소비 위축'→ '대외 의존형 구조 심화'→ '수출 주도형 제조업의 비중 상승'이라는 한국 제조업 구조 한계의 악순환 고리. 내수경제 활성화의 키를 쥐고 있는 고용의 측면에서도 문화산업은 상당한 효과가 있다.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 등 전자업종은 지난 1990년 고용유발계수(10억원의 매출이 일어났을 때 생기는 일자리의 수)가 38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에는 5.1명으로 급전직하했다. 자동차가 포함된 수송장비 업종의 고용유발계수 역시 1990년 27명에서 2011년 5.7명으로 급락했다.

반면 문화·컨텐츠가 포함된 문화서비스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2.4명으로 한국 대표 제조업종보다 높다.

그러나 중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중국 정부는 직접나서 문화 육성 정책을 내세우며 빠르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0년 중반까지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한 수출 제조업 중심의 고성장을 이뤘다면, 앞으로는 문화서비스업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력하고 실력 있는 신형 미디어 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힌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런 상황에서 CJ그룹이 문화사업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한다니 반길일이다. 향후 5년 동안 10조원 가량을 쏟아부어 문화산업을 국가대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CJ그룹의 목표다. 다만 이같은 목표가 제대로 이루어져 한국경제의 해비급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CJ그룹이 처해있는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이 다롄완다그룹 등을 중심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경쟁해야하는 CJ그룹에게 향후 5년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시기다. 지금이 골든타임인 셈. 하지만 CJ그룹은 장기간의 총수 공백으로 의사결정이 느려지면서 적기에 투자하지 못하고 결단의 순간에 주저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10조원 투자계획이 적재적소에, 그것도 결정적 순간에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이재현 회장의 빈자리가 어느때보다 아쉽고 또 각별하다는 게 문화산업 업종 전략가들의 목소리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유통부장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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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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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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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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