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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통합 삼성물산, 국민성원 평생 새겨야

기사입력 : 2015년09월01일 11:32

최종수정 : 2015년09월01일 11:40

약 100일. 짧으면 짧은 이 기간 동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난제들을 극복하고 드디어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삼성물산은 이제 단순히 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일개 계열사가 아니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자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1만2500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그룹내 2위권 계열사가 삼성물산의 새 위상이다.
 
여기에서 삼성물산이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바로 국민들이 보내줬던 성원이다. 지배구조 개편이나 글로벌 경쟁력강화 목적에서 시작했든 이번 합병은 국민들이 성원이 있어 가능했다는 점은 삼성그룹과 삼성물산이 평생 기억해야하는 부분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국민들에겐 사실 '딴나라 얘기'였다. 거대 재벌기업인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세 후계구도를 위해 추진한 합병으로 비춰져서다.
 
그래서 국민들은 처음엔 발끈했다. 주가는 제일모직이 3배 더 비쌌지만 합병비율은 오히려 삼성물산의 3분의 1일로 평가되자 비판적 여론이 확산됐다. 소액주주들의 항의에 대해 삼성그룹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삼성그룹의 소극적인 대응에도 결국 국민들은 삼성물산의 합병을 성원했다. 미국계 헤지펀드사인 엘리엇이 뛰어들자 자칫 우리나라 간판기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적 성원은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국민연금공단의 지지도 끌어냈고 소액주주들로 하여금 재산상의 손실도 감내하면서까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게 했다. 이들이 삼성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이유는 바로 삼성가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는 흡사 지난 1920년대 '물산장려운동'을 연상케한다. 공업 생산이 전혀 없었던 당시 일제에 의해 수탈당하던 우리 민족은 음식과 의복에서라도 토산품을 쓰자는 취지로 물산장려운동을 시작했다. 일제의 경제 수탈에 당하지만 말고 우리 민족의 자립경제를 만들자는 게 물산장려운동의 의미였다.
 
물산장려운동은 아이러니하게도 15년 뒤 삼성그룹의 모태 삼성상회(삼성물산의 전신)가 출범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삼성물산은 국민들의 성원을 두번 받은 셈이다. 90년전 물산장려운동으로 삼성이 태동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삼성물산과 이재용 부회장의 새 삼성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지지해준 것이다.

이처럼 '과분한' 성원을 받은 삼성물산, 아니 삼성그룹이 나아가야할 길은 명백하다.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부(富)를 키울 수 있는 기업. 그래서 국민의 성원이 아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업. 그것이 통합 삼성물산의 미래상이 돼야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사회부동산부장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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