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최근 결혼 후 승승장구한 남자 스타로 꼽힌 배우 김무열. 그가 결혼 후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로 돌아왔다. 5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그는 숨막히는 액션과 멜로 연기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어느날 사라진 자신의 신부를 찾아 나선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그 속에서 김무열은 남자 배우라면 모두가 탐낼 캐릭터를 맡았다. 진한 땀냄새를 풍기는 액션부터 한 여자만 바라보는 절절한 그의 마음이 비쳐졌다. 이에 김도형을 연기한 배우 김무열을 한번 더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김도형은 이른바 ‘엄친아’로 학력, 집안 배경, 재력, 성품 등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여자를 잃으면서 드라마의 막이 오른다. 그는 사라진 신부를 찾으려 지구 끝까지 쫓아갈 기세로 세상을 마주했다. 이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태웠다. 순애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김무열이 ‘아름다운 나의 신부’를 택한 이유 역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주는 여운 때문이었다.
“도형은 남자들의 로망이죠.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이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주영(고성희)은 도형의 첫사랑이었어요. 고등학생 때에는 서로의 사정으로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끝사랑이 됐죠. 집안도 좋고 재력도 있고 사회적 위치도 높은 도형이 주영과 행복을 꿈꾸는 마음이 좋더라고요. 그의 지고지순함에 끌렸죠.”
영화같은 드라마나 수사, 액션물을 주로 선보이는 OCN 채널에서 공개된만큼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화려한 액션을 자랑했다. 그 속에서 김무열은 온갖 역경을 다 겪었다. 맞고 찢기고 때리고 부수는 장면들이 속출했다. 다행스럽게도 유년시절 농구, 육상 시 대표선수까지 한 김무열. 어렸을적부터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이 액션 연기를 펼치는 데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역시 액션 연기가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리얼 액션을 원하는 무술감독의 주문에 실제로 때리고 맞는 일도 다반사였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죠. 어떤 날은 담이 심하게 와서 못 움직이겠더라고요. 예전에 SBS ‘일지매’라는 사극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 이준기씨가 일주일 내내 액션신을 찍었어요. 그때도 ‘정말 대단하다’ 싶었지만 이번에 제가 직접 겪어보니까 존경스럽더라고요. '아름다운 나의 신부'로 너무 고생해서인지 이젠 몸을 좀 덜 쓰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박해준 형이 그러더라고요. 드라마 주인공은 20대들이 하는 거라고요(웃음).”
잦은 액션신에 부상도 따랐다. 이는 극중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조한철의 경우 손이 찢어져 열바늘을 꿰매기도 했다. 대부분이 부상 투혼이었다. 김무열도 예외는 아니다. 와이어 액션 중 보조 장치를 하지 않고 촬영하다 가슴과 등에 쓸린 상처가 생겼다. 그는 아내 윤승아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싶었다. 그런데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스태프와 가볍게 부상에 대해 나눈 대화가 공개됐고 이 바람에 아내가 알게 됐다며 미안해했다.
“와이어 액션신에서 몸을 고정시키는 조끼를 제대로 입지 않았어요. 나중에 보니 가슴과 등에 쓸린 상처가 생겼더라고요. 이건 비밀로 해야겠다 싶었는데 촬영 영상이 공개되면서 아내도 알게 된 거죠.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럴 것 같아서 말 안하려 했는데 괜히 마음만 쓰이게 했네요. 힘들긴 했지만 화면에 액션이 잘 담겨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고보니 분장도 없이 실제 상처를 그대로 보인 적도 있었네요. 등 상처를 드러낸 장면이 있는데 그게 와이어 액션신 때 만들어진 제 상처였어요. 리얼 그 자체였죠. 마치 칼잡이들의 흉터처럼요.”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감성 액션을 표방했다. 배우로서는 액션뿐 아니라 드라마적 요소를 모두 담아내야하는 무거운 임무였다. 고난도 액션에 16부작 내내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하는 게 김무열에게 숙제였던 것. 게다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주영 찾기에 김무열도 지쳤다. 그는 당시 김도형의 상황을 돌아보며 “이제는 그만 둬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현실적으로요”라고 말했다.
“16회 동안 액션을 하면서 감정을 끌고 가는게 쉽지 않았어요. 피가 온 몸에 묻어있고 비를 맞아가며 몇 명의 배우와 싸우는 연기를 하면 몸은 녹초가 되죠. 게다가 감정연기까지 소화해야 하니 힘들죠. 중반에는 ‘내가 뭘 위해 이렇게까지 하나’ 싶고 길을 잃은 듯했어요. 그래도 현장만 가면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디테일한 감정 하나하나 기억하려고 애썼어요. 이 와중에 위안이 됐던 건 저희 드라마에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마음껏 연기한 점이죠. 서로의 연기를 주고받는 호흡이 참 좋았거든요. 모두가 베테랑이었죠.”
사연 많은 남자를 연기한 김무열은 차기작에서는 밝은 이미지로 대중과 만나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얼마든지 웃겨드릴 준비가 돼 있다”며 “시트콤이든 블랙코미디든 무엇이든 다 좋다”고 말했다. 그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둡고 남자 냄새나는 역할를 주로 선보인 그가 반전을 선사할 날이 기대된다.
“작품에서 맡았던 캐릭터 때문인지 제가 어느새 어두운 이미지로 고정된 거 같더라고요. 이번 '아름다운 나의 신부'도 마찬가지였고요. 분위기도 어둡다보니 실제 저도 그런 걸로 오해해요. 사실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코믹 캐릭터도 종종 했었는데 말이죠. 남자다운 역할도 좋지만 코믹 장르에도 관심이 많아요. 제가 오글오글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이제는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정말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자신 있습니다(웃음).”
결혼 후 대세가 된 남자 김무열 "꽃다발 효과예요" “결혼하기 전에 제 이미지는 트랜드, 패션과 거리가 있었어요. 옷에는 관심도 없었죠. 돈을 크게 들이지도 않았고요. 주로 트레이닝복을 입었고 겨울에 쓸만한 패딩 점퍼를 사는 정도였어요. 그런 제가 예전엔 윤승아씨에게 패션을 지적한 적도 있었죠. 부끄럽네요. 하하. 그런데 윤승아씨는 패션에 대해 잘 아는 편이니까 제가 그 덕을 본거고요. 결혼 후에도 저희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