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에 QDII(적격 국내 기관투자자)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가 13일 전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QDII펀드의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QDII란 중국 외환관리 당국으로부터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할 권리를 부여 받은 금융기관을 나타낸다. 중국에서는 이 자격을 얻어야 해외 주식시장 투자가 가능하다. 중국 당국은 현재 QDII범위를 개인투자자들에게 까지 확대하는 'QDII2'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매체는 상하이의 한 QDII펀드 관계자를 인용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1.86% 평가 절하하면 홍콩증시와 미국증시에 투자한 QDII의 자산 가치가 1.86% 상승하거나, 투자 손실이 1.86%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국 펀드사의 CEO도 "위안화 약세 추세화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QDII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 달러 강세 주기에 들어서면서 미달러 자산 투자비중이 높은 QDII 상품들이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QDII 펀드의 해외자산 투자는 홍콩증시, 미국증시, 금, 부동산, 원자재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홍콩증시와 부동산 관련 투자상품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본토 공모 자금의 홍콩 증시 투자 촉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홍콩에 상장된 H주와 레드칩 종목의 평균 PER와 PBR이 각각 10배,1.8배 수준에 머무는 등 홍콩증시가 전반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는 분석이다.
또 부동산투자신탁 펀드 리츠(REITs)는 안정적인 현금 수익성이 보장되는 동시에 달러 강세 추세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투자유인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위안화 채권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기회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달러 강세 기조로 인한 자금유출을 우려해 위안화 환율을 장기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한 관계자는"글로벌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정책 조정에 의한 위안화 환율 변동 추세를 지켜보면서 위안화 채권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해 수익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 추세화에 대비해 신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지 남방재부망(南方財富網)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연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4위안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가 기습적으로 평가절하 되기 전인 10일 위안화 환율 6.1162위안을 기준으로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4.64% 이상 내려간다는 것이다.
선밍가오 시티그룹 중국연구부장은 "이번 조치는 당국에 의한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의미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부진 지속과 인민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의 영향으로 자금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해부통(海富通)펀드 관계자는 "위안화의 과도한 평가절하를 막기위해 인민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위안화 매입에 나설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실물경제 발전에 도움을 줘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