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평화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키자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요동을 친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 대사를 불러 투표결과가 외교관계를 파탄으로 이끌고 무력충돌을 불러올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중일 분쟁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전격 방문하고 중국은 한국에 대해 중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운데 양자 택일을 정식으로 요구한다. 태평양 저쪽 미국에서는 젭 부시를 대통령으로 하는 보수정권이 탄생하고 한반도 북쪽에선 북한의 군부 갈등이 고조되면서 동북아 정세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형국으로 빠져든다.'
신간 '크레바스. 가상다큐 동아시아 2017'은 동아시아 역내외에서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지 모를 대형 외교 현안과 정세변화를 소름끼치도록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 강희찬 박사는 일본 평화헌법 통과와 중국의 한국에 대한 RCEP 가입 요구 등이 '아직 오지않아서 다행인 미래'라고 정의하면서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 한국이 사전적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할지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제언했다.
저자 특유의 치밀하고 억척스런 연구조사 활동과 사실에 기반한 뛰어난 상상력으로 2017년의 동아시아의 외교정세와 지역 동향을 소설형식으로 구성함으로써 딱딱할수밖에 없는 소재인 동아시아 외교와 지역정세라는 현안을 쉽고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또한 신간 크레바스에 소개되는 치열한 외교 각축전은 저자가 중국과 미국 현지에서 국제관계학과 중미관계 등에 깊이있는 연구활동을 수행한 결과를 바탕으로했다는 점에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신간 크레바스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한반도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중국, 미국, 일본 등 열강의 움직임과 가까운 미래에 현실로 불어닥치거나 아니면 요행히 비켜가더라도 숱한 후유증을 안겨줄 수 있는 사안들을 꼼꼼하고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신간 크레바스가 다루는 동아시아 지역정세 하나하나는 정치외교분야와 국가간 경제협력 분야에 까지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킬수 있다.
저자 강희찬 박사는 이미 동아시아에서 보이지 않는 전략전쟁이 한창이며, 이는 정책당국자, 전문가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외교 정책 담당자와 연구원 학자들은 물론 재계와 대학생들 까지 누구나 한번 읽어서 시간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중국 외교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존스홉킨스-난징 中美연구센터에서 중미관계를 연구했다. 민간 싱크탱크인 국가경영전략연구원 국제교류부장을 거쳐 현재 연구·공론화(公論化) 팀장,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강희찬 지음 (주)메디치미디어 14500원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