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중장기 하강 기류 예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실상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 시장에 잠재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추세적인 둔화와 가격 하락 사이클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부동산 시장이 전체 투자 및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점차 뚜렷해지는 적신호는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에 밀집한 아파트[출처=블룸버그통신] |
최근 주식시장의 대차거래가 하락의 도화선으로 지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도 과도한 레버리지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바클레이즈는 강조했다.
실제로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의 부채가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7년 말 7조달러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28조달러로 네 배 급증했다.
또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절반 이상이 부동산 관련 여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버블 논란을 감안할 때 최근 수치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기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바클레이즈는 부동산 시장이 자동차 판매와 철강 생산 등 경제 곳곳에 직간접적으로 맞물린 만큼 가격 하락에 따른 파장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GDP 성장률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인도와 브라질 등 주요 이머징마켓에 비해 현격하게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의 성장률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간신히 웃도는 실정이고, 인도 역시 30%를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투자 증가분에서 부동산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수치는 2000년 불과 4%에서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가 하강할 경우 중국의 전반적인 투자와 성장률 역시 동반 후퇴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바클레이즈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붕괴되는 상황을 연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가격 하락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주식시장은 최근 정부의 거래 규제로 인해 유동성이 대폭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일간 거래 규모가 최근 30일 사이 일평균 20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초 2880억달러에 대폭 감소한 것이다.
500여개 종목의 거래가 여전히 중지된 데다 공매도 규제가 강화되는 등 주가 급락에 제동을 걸기 위한 정부의 대응이 증시 유동성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글로벌 증시 가운데 최대 유동성을 자랑했던 중국 증시가 주가 급락과 이에 대한 정부의 조치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상실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