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세계 21위로 50계단 껑충.. 노동자 경영참여 제도로 사세 확장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8일 오후 4시 11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배효진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투자귀재 워렌버핏이 각축전을 벌이는 세계 백만장자 순위에서 소리 소문 없이 순위를 50계단이나 끌어올린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세계 2위 베어링 제조업체이자 독일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인 셰플러그룹의 소유주 게오르그 세플러다.
셰플러는 지난해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2014년 세계 500대 백만장자 순위에서 71위에 선정됐지만, 불과 1년 만인 올해 순위에서 21위로 5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과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 중동의 워렌버핏 알-왈리드 빈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를 제친 셈이다. 게오르그 셰플러는 셰플러그룹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27일 포브스가 실시간으로 집계한 순 자산규모는 259억달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50억달러 이상 불어난 것으로 백만장자 가운데 자산 증가세가 3번째로 가팔랐다.
◆ 짧은 오너 경력?…무너진 사세 일으킨 출중한 능력
게오르그 셰플러가 그룹의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9년으로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 그는 1990년부터 6년간 미국과 독일을 오가며 셰플러 그룹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으며 1999년부터는 기업 변호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오너 경력에도 게오르그 셰플러는 위기에 빠진 그룹을 구해내는 발군의 경영능력을 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셰플러그룹은 게오르그 셰플러가 경영에 나선 시점에 위기를 맞았다. 2008년 셰플러는 자신보다 매출이 3배나 많은 자동차 타이어·브레이크 업체 콘티넨탈을 인수합병했다. 셰플러처럼 가족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콘티넨탈은 지멘스VDO 인수로 부채가 급증해 주가가 저평가되면서 셰플러에 적대적 인수합병됐다.
그러나 셰플러는 콘티넨탈 인수로 시너지효과는 커녕 오히려 콘티넨탈과 동일한 길을 걸었다. 인수 당시 100억유로였던 부채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자동차업계 침체에 220억유로까지 불어났다.
대규모 유동성 위기로 대량해고와 기업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셰플러그룹이 반등할 수 있었던 데는 게오르그 셰플러를 중심으로 한 경영자 가문의 노력이 있었다.
게오르그 셰플러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골자로하는 공동결정제도를 도입했다. 노사간 갈등을 줄이는 대신 노사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셰플러의 공동결정제도 도입은 사세를 급성장시키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쳐 경영정상화에 집중하면서 경영정상화 속도를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셰플러그룹 감사회는 공동결정제도에 따라 노동자 측과 경영자 측의 대표가 각각 10명씩 참여하고 있다. 게오르그 셰플러는 감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셰플러가 여타 독일 제조업체들처럼 기술과 특허 개발 등 혁신에 집중한 점도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신문은 "현재 셰플러는 보쉬에 이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많은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라며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영업마진을 12.6%까지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급락했던 콘티넨털의 주가는 반등에 성공해 2009년 2월 저점에서 18배나 치솟았으며 셰플러 가문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97억유로까지 불어났다. 지난 3월 기준 셰플러의 순부채 규모는 62억유로로 2009년 당시의 220억유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정통한 관계자는 "거의 모든 것을 잃었던 가문이 다시금 백만장자로 돌아온 것은 놀라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 어머니 명성에 가린 은둔의 경영자
셰플러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21억 유로로 전 세계 170여개 지역에서 8만2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콘티넨털까지 합칠 경우 연가 매출은 470억유로, 고용인력은 27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거대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임에도 게오르그 셰플러는 어머니이자 공동 소유주인 마리아-엘리자베스 셰플러에 가려 일반 대중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셰플러 가문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는 자신의 역할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자신감이 없고 사소한 일에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게오르그 셰플러는 어머니가 원하지 않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뉴스핌=배효진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투자귀재 워렌버핏이 각축전을 벌이는 세계 백만장자 순위에서 소리 소문 없이 순위를 50계단이나 끌어올린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세계 2위 베어링 제조업체이자 독일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인 셰플러그룹의 소유주 게오르그 세플러다.
셰플러는 지난해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2014년 세계 500대 백만장자 순위에서 71위에 선정됐지만, 불과 1년 만인 올해 순위에서 21위로 5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과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 중동의 워렌버핏 알-왈리드 빈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를 제친 셈이다.
◆ 짧은 오너 경력?…무너진 사세 일으킨 출중한 능력
게오르그 셰플러가 그룹의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9년으로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 그는 1990년부터 6년간 미국과 독일을 오가며 셰플러 그룹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으며 1999년부터는 기업 변호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오너 경력에도 게오르그 셰플러는 위기에 빠진 그룹을 구해내는 발군의 경영능력을 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셰플러그룹은 게오르그 셰플러가 경영에 나선 시점에 위기를 맞았다. 2008년 셰플러는 자신보다 매출이 3배나 많은 자동차 타이어·브레이크 업체 콘티넨탈을 인수합병했다. 셰플러처럼 가족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콘티넨탈은 지멘스VDO 인수로 부채가 급증해 주가가 저평가되면서 셰플러에 적대적 인수합병됐다.
그러나 셰플러는 콘티넨탈 인수로 시너지효과는 커녕 오히려 콘티넨탈과 동일한 길을 걸었다. 인수 당시 100억유로였던 부채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자동차업계 침체에 220억유로까지 불어났다.
대규모 유동성 위기로 대량해고와 기업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셰플러그룹이 반등할 수 있었던 데는 게오르그 셰플러를 중심으로 한 경영자 가문의 노력이 있었다.
게오르그 셰플러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골자로하는 공동결정제도를 도입했다. 노사간 갈등을 줄이는 대신 노사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셰플러의 공동결정제도 도입은 사세를 급성장시키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쳐 경영정상화에 집중하면서 경영정상화 속도를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셰플러그룹 감사회는 공동결정제도에 따라 노동자 측과 경영자 측의 대표가 각각 10명씩 참여하고 있다. 게오르그 셰플러는 감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셰플러가 여타 독일 제조업체들처럼 기술과 특허 개발 등 혁신에 집중한 점도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신문은 "현재 셰플러는 보쉬에 이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많은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라며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영업마진을 12.6%까지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급락했던 콘티넨털의 주가는 반등에 성공해 2009년 2월 저점에서 18배나 치솟았으며 셰플러 가문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97억유로까지 불어났다. 지난 3월 기준 셰플러의 순부채 규모는 62억유로로 2009년 당시의 220억유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정통한 관계자는 "거의 모든 것을 잃었던 가문이 다시금 백만장자로 돌아온 것은 놀라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 어머니 명성에 가린 은둔의 경영자
셰플러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21억 유로로 전 세계 170여개 지역에서 8만2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콘티넨털까지 합칠 경우 연가 매출은 470억유로, 고용인력은 27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거대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임에도 게오르그 셰플러는 어머니이자 공동 소유주인 마리아-엘리자베스 셰플러에 가려 일반 대중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셰플러 가문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는 자신의 역할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자신감이 없고 사소한 일에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게오르그 셰플러는 어머니가 원하지 않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